1,400년 만에 열린 '백제 타임캡슐'

1,400년 만에 열린 '백제 타임캡슐'

2014.09.23. 오후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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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제 웅진 도읍기 왕성으로 알려진 충남 공주시 공산성에서 저장창고로 추정되는 대형 목곽고가 발굴됐습니다.

공산성 제7차 발굴조사 결과 백제시대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는 목곽고와 함께 백제 멸망기 전쟁상황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다량의 유물도 출토됐습니다.

이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공산성 안쪽 건물터 북단에서 확인된 목곽고입니다.

가로 3.2m, 세로 3.5m, 깊이 2.6m의 대형으로 너비 20~30㎝의 나무판재를 기둥에 맞춰 정교하게 얽어 만들었습니다.

바닥면에서 벽체 상부까지 부식되지 않고 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 기와 조각이 다수 출토된 점 등으로 미뤄 목곽 상부에는 별도의 지붕구조가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이남석, 공주대박물관장]
"백제의 저장시설이 대체로 지하에 만드는 풍습이 있습니다. 저희는 저장시설로 볼 수 있는데 이를 토대로 해서 백제시대의 어떤 생활장식이라든가 건축기술을 좀더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제시대 목곽고가 대전 월평동산성과 부여 사비도성 등지에서 확인됐지만 상부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는 목조건축물은 공산성이 처음입니다.

목재가공 기술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백제시대 건물 복원과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됩니다.

벽면에 오르내릴 수 있는 말목 구멍이 있고, 바깥쪽과 내부 틈새를 점토를 메운 점으로 볼 때 저장시설일 가능성이 큽니다.

목곽고 안에서는 복숭아씨와 박씨가 다량 출토됐고 석제 추와 칠기, 나무망치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함께 나왔습니다.

인근 저수시설에서는 백제 멸망기 나·당연합군과의 전쟁 상황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다량의 유물이 출토됐습니다.

철제 갑옷과 옻칠이 된 말 갑옷, 말 얼굴 부분을 감싸는 철제 마면주, 말방울, 쇠칼, 화살촉이 발굴됐습니다.

특히, 말안장 뒤쪽에 세워 기를 꽂는 철제 깃대꽂이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길이 60㎝ 정도의 S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상태입니다.

[인터뷰:김삼기, 문화재청 고도보전육성과장]
"공산성은 현재 백제유적지로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발굴이 마쳐지면 공산성의 역사적 성격도 규명되고 다시 공산성의 복원계획을, 복원정비계획을 수립해야 됩니다."

백제사 연구의 타임캡슐이라고 할 수 있는 목곽고 등 발굴현장은 제60회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매일 두 차례 일반에 공개됩니다.

YTN 이정우[ljwwow@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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