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지사에 문자 "내 남편 승진 탈락, 돈 돌려 달라"

원희룡지사에 문자 "내 남편 승진 탈락, 돈 돌려 달라"

2014.09.17. 오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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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제주에서는 소방공무원 인사 청탁과 관련해 브로커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사람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였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보도에 유종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제주지역 소방공무원 인사가 단행된지 며칠 뒤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한 통의 문자가 전달됐습니다.

문자 내용은 "남편 승진 조건으로 손 모 씨에게 3천만 원을 전달했는데 남편이 승진에서 탈락했다. 그럼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 었습니다.

원 지사는 곧바로 부인을 포함해 주변사람들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한 뒤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오자 문자를 보낸 소방공무원 부인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A 씨는 원 지사와의 통화에서 "브로커가 3천만 원을 주면 원 지사를 통해 남편을 승진시켜주겠다고 해서 브로커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사 청탁과 관련, 브로커의 실체가 있다고 판단한 원 지사는 통화 내용을 모두 녹음했고, 검찰에 공식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인터뷰:김정학, 제주도 정책기획관]
"소방공무원 인사 청탁과 관련해 금품수수가 있다는 제보가 있어서 제주도 차원에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이들의 통화 내역과 문자를 확인했고, 돈이 오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이 돈이 인사청탁을 위한 대가성 금품인 것으로 보고 브로커 손 모 씨를 최근 구속했습니다.

검찰은 또 손 씨가 받은 돈이 3천만 원이 아닌 8천만 원 이상을 것을 확인하고 고위직 공무원 등 특정인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돈을 돌려받겠다며 소방공무원의 부인이 도지사에게 보낸 문자 한통이 추악한 '인사 거래'의 실체를 드러낸 단초가 됐습니다.

YTN 유종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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