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선장, 법정서 관행·책임 떠넘기기 일관

이준석 선장, 법정서 관행·책임 떠넘기기 일관

2014.08.29. 오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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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증인신문을 받은 이준석 선장이 자신의 과실에 대해 관행 핑계를 대고 다른 승무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뻔뻔함을 보였습니다.

특히 선장의 책임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더듬거나 동문서답식으로 증언해 방청객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이인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참사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섰습니다.

이 선장은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세월호 출항 전 안전점검 보고표가 허술하게 작성된 경위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관행적으로 했던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당시 세월호 안전점검보고표는 승객수와 화물적재량을 공란으로 남긴 채 3등 항해사가 선장의 이름으로 서명해 운항관리실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선장은 또 '잘못된 관행을 직접 만든 것 아니냐'고 검사가 묻자, '세월호의 또 다른 선장인 신 모 씨가 시켰다'며 자신이 교육을 시켰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고 답변했습니다.

세월호 정식선장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신 씨가 정식 선장이고 자신은 나이가 많고 촉탁직이기 때문에 교대선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출항 전 화물과 구명설비 등 상황을 확인하기는 했느냐는 질문에 '다른 건 눈으로 확인했고 화물은 1등 항해사 담당'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최종 책임은 선장에게 있지만 고박이나 적재 담당은 1등 항해사이기 때문에 '다 잘됐다'는 보고만 받고 출항했다고 이 선장은 밝혔습니다.

사고 지점이 위험 해역인데도 조타실을 떠나 침실로 간 이유를 변호인이 묻자 이 선장은 '맹골수도는 협수로가 맞지만 사고가 난 곳은 폭이 6마일 정도 되는 구간으로 상당히 넓은 해역'이라며, '3등 항해사가 무난히 잘할 것으로 믿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선장은 그러면서도 선장이 조타실에서 근무해야 할 구간이라고는 인정했습니다.

특히 이 선장은 과적을 거부하거나 시설 개선 요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와, 출항 당시 평형수나 화물적재량 등 선장의 책임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더듬거나 동문서답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처럼 세월호 침몰 원인을 놓고 이 선장 등 승무원들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임직원들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할지 주목됩니다.

YTN 이인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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