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의 위력

호우의 위력

2014.08.26. 오전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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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살이 얼마나 세길래 버스를 집어삼킬 정도일까요.

당시 모습 다시 한번 화면으로 보겠습니다.

물살을 타고 시내버스가 위태롭게 떠내려가고 있는데요.

방향을 잃고 떠내려가던 버스가 조금씩 옆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운전기사가 창문으로 빠져나오려다가 창문에 부딪혀 버스 안으로 넘어지고 마는데요.

그 순간 물살은 버스를 집어 삼킵니다.

안타까운 순간을 보고도 손쓸 방법이 없었던 사람들도 발을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인터뷰:목격자]
"(운전사가 내려서) 가도 되는지 안 되는지 상황을 판단하고 제 생각에는 가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목격자 운전을 했겠지요. 좁아요 거기가. 운전을 잘 해도 거기는 잘 몰라요. 깨끗한 물도 아니고 흙탕물인데..."

호우가 내릴 때 순식간에 불어나는 물의 위력을 실감케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장면 기억하십니까.

이달 초에도 경북 청도에서는 캠핑장을 빠져나오던 승용차가 급류에 휩쓸려 일가족이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럼, 물이 차 오를 때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일까요?

먼저 물이 일정 구역에만 살짝 차기 시작한다면 기어를 바꾸지 않고 한 번에 물이 찬 곳을 빠져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브레이크를 밟거나 기어를 바꾸면 엔진이 멈춰설 수 있다네요.

하지만, 비가 계속 내리고 있고 이미 상당부분 물이 차올랐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차를 포기하고 대피하는 게 우선입니다.

정확한 기준은 아니겠지만, 차량침수한계선이라고 볼 수 있는 선은 이 정도라고 하는데요.

차 뒤를 기준으로 보면 뒷범퍼 바로 아래, 옆을 기준으로 보면 옆 문의 바로 아래 정도까지 물이 찼다면, 과감하게 차를 버리는 게 안전하다고 합니다.

어제 부산과 창원 지역 피해를 보면 호우 피해가 주로 산 주변에서 피해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김종호 기자의 보도 함께 보시죠.

[기자]

부산 온천동 금정산 자락 우장춘로.

차량높이 4.5m 이하까지 통과할 수 있는 지하차도가 산에서 쏟아진 물에 완전히 잠겼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차 안에 고립된 외할머니와 손녀가 빠져나오지 못했고 수중 구조 작업까지 벌였지만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소방 관계자]
"(그냥은) 안 열리더라고요. 물 밖에 나가서 다시 장비를 차고 들어가서 문을 열고. 내부에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금정산 옆 백양산 아래 부산 덕천동에서는 역시 산을 타고 흘러내린 빗물이 골목을 거친 계곡으로 바꿔 60대 행인이 휩쓸렸다 차량 아래에 깔려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부근 부산 구포동 양덕여자중학교에서는 불어난 계곡 물이 건물까지 차고 들어와 학생들이 3층으로 대피했습니다.

불이 빠지고 난 뒤 소방당국 도움을 받아 모두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같은 구포동에서는 산사태가 경로당을 덮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건물이 내려앉았지만 다행히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뷰:이말남, 인근 주민]
"우르르 소리가 나 보니 나무가 넘어오는데 내려보니 이미 경로당은 무너졌더라고요."

경남에서는 창원시 진동면과 고성군 회화면에서 산사태가 나 길이 막히거나 주차 차량이 부서졌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습니다.

산을 끼고 있는 지역에 특히 집중된 호우.

산 아랫마을에 난 길은 여지없이 거친 계곡으로 변했습니다.

금정산이 있는 부산 금정구에는 한 때 시간당 130mm를 기록해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게 아니라 물이 쏟아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산 주변에선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일단 돌이 구르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산사태의 전조이니, 대피해야 합니다.

물을 건널 때는 신발을 착용하고 바닥을 쓸듯이 가로지르기보다는 대각선 방향으로 건너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고 합니다.

또, 계곡 물에 나무가 떠내려온다면 물살이 상당히 빠르다는 뜻이기 때문에 함부로 물을 건너면 안되고요.

나뭇가지를 넣었을 때 물의 깊이가 허벅지 높이까지 올라올 경우에도 섣불리 건너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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