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선박은 '유령어선'...사고 원인 수사 본격화

사고 선박은 '유령어선'...사고 원인 수사 본격화

2014.08.24. 오후 10:0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지난 22일 새만금 방조제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 역시 무리한 조업과 허술한 통제가 낳은 인재였습니다.

특히 사고 선박의 선장은 갑문이 열린 사실을 전화로 확인까지 하고도 조업을 강행했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2일 전복사고가 발생하기 1시간 반 전쯤, 사고선박 태양호의 선장은 통제센터에 전화를 걸어 갑문이 열렸는지를 물었습니다.

[인터뷰: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사고 당일 사고 선박 선장이 직원에게) 오후 5시 44분에 전화를 했어요. 전화해서 신시배수갑문이 어떻게 돼 있느냐 묻길래 열려있다고 알려줬는데도 신시배수갑문 인근으로 온 거에요."

선장이 사고의 위험을 알고도 불법 조업을 하도록 무리한 지시를 내렸다는 얘기가 됩니다.

또 사고 선박이 무등록에 보험도 들지 않은 어선이었고, 이렇다 보니 해경은 이 배가 조업하는 것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조업을 했던 곳은 어업 금지구역입니다.

갑문 인근에서 조업 경험이 없던 선장이 무리하게 갑문 근처로 접근해 위험한 조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사고 선박 선장]
"첫 조업이고 다 외국인 선원이고 말도 안 통하는 사람 일 시키려면 다 알려줘야지. 한 번도 안 해본 첫 조업이라니까요."

통제센터의 근무 소홀도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뽑힙니다.

통제센터 직원들이 사고 당시 모두 근무지를 이탈한 것은 물론 긴급히 결정된 갑문 개문 사실을 어민들에게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사고 당일은 '월중 운영계획'에 따르면 수문을 열지 않는 날이지만, 최근 잇단 폭우로 수위가 높아지자 급하게 수문을 연 것입니다.

[인터뷰:어민]
"(부득이하게 갑문을 열 경우 문자메시지로 통보를 해주나요?). 전에는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주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것은 사업단에서 세밀하게 했던 부분이고요."

해경은 사고 선박 선장과 한국농어촌공사 근무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 원인을 수사할 예정입니다.

또 아직 찾지 못한 선원 3명을 찾기 위해 항공기와 경비정, 해군 함정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