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카톡' 공개...분노와 눈물

세월호 '카톡' 공개...분노와 눈물

2014.07.15. 오후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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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박직 승무원들에 대한 재판이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오늘 재판에서는 세월호 침몰 당시 단원고 학생들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돼 또 한 번 분노와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이인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때 단원고 학생들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는 당시 침몰하는 배 안의 공포와 승무원들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습니다.

한 학생은 사고 당일 오전 9시 10분 '다들 사랑해. 진짜 사랑해. 애들아 진짜 사랑하고 나는 마지막 동영상 찍었어'라고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다른 학생은 오전 10시 12분 '너무 무서워. 캐비닛이 떨어져서 옆방 애들이 깔렸어. 무서워'라며 닥쳐올 불행을 예감한 듯한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오전 9시 25분 '이제 해경 왔대', 오전 9시 27분 '지금 속보 떴어, 아마 우린 듯' 등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내용의 메시지도 소개됐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는 오전 9시 27분 해경 511호 헬기를 시작으로, 이로부터 5∼6분 뒤에 513호 헬기와 목포해경 123정이 차례로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인 오전 9시 29분에 한 학생은 '아직 움직이면 안 돼'라고, 오전 9시 41분 다른 학생은 '방송도 안 해줘. 그냥 가만히 있으래'라고 메시지를 전송했습니다.

이들 학생의 절박한 문자가 발송될 당시 세월호 승무원들은 이미 퇴선하고 배에 없었습니다.

학생들이 구조된 직후에 주고받은 카톡에도 긴박한 당시 상황과 승무원들에 대한 원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한 학생은 '배 안에서 선원들이 아무것도 안 했어요. 가만히 있으며 산다고, 근데 가만히 있다가 저까지 죽을 뻔 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검찰은 재판에서 '선내 방송에서 침몰됐다는 말도 안 해줬어. 우리는 가만히 있었어'라는 한 학생의 메시지를 제시하며 승객에게 침몰 상황조차 알려주지 않은 승무원들의 행태를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재판에서는 세월호 침몰 당시 이준석 선장이 휴대전화를 쓰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3등 항해사 박 모 씨는 '선장이 갑자기 말도 않고 방에 들어가셔서 기관장이 가보니 휴대전화를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카톡이나 게임 아닐까 싶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선배에게 보냈습니다.

이 선장의 휴대전화에는 게임 애플리케이션 8개가 깔려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습니다.

YTN 이인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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