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침식 방지시설...안전 무방비

해수욕장 침식 방지시설...안전 무방비

2014.07.12. 오전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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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해안 해수욕장에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한 시설이 잇따라 설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시설은 안전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치돼 피서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파도의 힘을 줄이는 수중 구조물인 잠제가 해안선과 수평으로 240m 넘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 양쪽으로는 방파제와 모래 이동을 차단하는 돌제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강릉시는 지난해 12월 해안침식을 막기 위해 42억 원을 들여 강문해변에 잠제와 돌제를 설치했습니다.

문제는 밀려온 바닷물이 이들 구조물에 막혀 10여 m 너비의 통로를 중심으로 빠져나가면서 급류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치는 파도, 이른바 이안류의 일종인 이 급류에 휩쓸리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인터뷰:김규한,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높은 파도가 밀려 왔을 때 잠제 사이에 해수 소통구가 있는데, 이 해수 소통구에서는 되돌이 흐름이 발생합니다. 이 되돌이 흐름의 유속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지난 5일에는 물놀이하던 중학생 2명이 이 통로를 통해 밀려 나갔다가 1명은 숨졌습니다.

당시 전문 잠수 장비를 착용한 구조대원도 수십m나 밀려날 만큼 유속이 강했습니다.

[인터뷰:권영각, 강릉소방서 구조대장]
"잠제와 방파제 사이 구간은 저희 대원들이 구조 장비를 착용하고 수중이나 수면 위에서 수색 활동을 실시할 때 수초 안에 20~30m 정도 떠밀려 나가는 상황이었습니다."

해수욕하다가 파도에 떠밀려 시설물에 부딪히는 사고도 우려됩니다.

사정이 이런 데도 이곳 해변에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표지판 하나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침식 방지시설이 설치됐거나 설치 중인 다른 동해안 해수욕장도 대부분 사정은 비슷합니다.

위험 구간에 대한 정밀 조사와 함께 유속 저감 장치나 경고판 설치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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