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공소시효 극적 정지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공소시효 극적 정지

2014.07.06. 오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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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5년 전 대구의 한 골목에서 6살 어린이가황산 테러로 숨진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내일이면 끝날 공소시효가 피해 어린이의 부모가 재정신청을 내면서 극적으로 정지됐습니다.

최대 90일의 시간을 벌게된 셈인데요.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와 함께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를 만나보겠습니다. 허성준 기자!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저는 지금 대구 고등법원 앞에 나와 있습니다.

1999년 집 앞 골목에서 황산 테러를 당해 숨진 고 김태완 군의 어머니가 매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공소시효 만료가 다가오는 데 아직까지 범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군의 부모는 공소시효 만료를 사흘 앞둔 지난 금요일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습니다.

재정신청을 내면 법원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공소시효가 일시적으로 정지되는데요.

김 군의 어머니와 함께 관련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기자]

공소시효 앞고 재정신청을 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인터뷰]

사실 경찰에서 검찰의 기소중지 의견으로 올라온 게 공소시효 거의 6일을 앞두고 올려졌거든요.

그러면 검찰에서 이 사건에 대해서 검토할 시간이 있어야 되는데 너무나 촉박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공소를 중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 결과 그 용의자가 기소가 되거나 아니면 재정신청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급하게 재정신청을 해서 저희가 법원의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진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조금 더 이 사건에 대해서 법원에서 좀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셨으면 하는 거예요.

그걸 굉장히 기대하고 믿고 있습니다.

[기자]

유족과 시민단체들의 거듭된 요구로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성과 없이 끝난 거군요?

[인터뷰]

사건 초기에 용의자의 집에서 이루어졌어요.

그러면서 사건 초기에 모든 증거수집이라든가 그런 게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고 사건 초기나 지금이나 수사에 있어서 별반 태도에는 별 다른 게 없다고 저희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상황이라면 저희가 어느 어느 누구한테라도 도움을 받아야 되는데 수사에 관계돼서 조금 더 자세한 그리고 심도 있는 관계자들의 수사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저희는 강력하게 생각하는 바예요.

[기자]

최근 태완군이 숨기기 전에 진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분석을 했는데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요?

[인터뷰]

태완이 진술에는 신뢰성이 있고 일관성 있는 대답이고 그리고 엄마의 그러니까 유도된 질문이 아니라는 게 나왔는데 사건 초기에는 사실 엄마의 유도성이 있고 세뇌성 있는 말이라고 수사관계자분이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엄마가 용의자를 너무 범인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닌가 하는 노골적으로 그런 말도 들었거든요.

그래서 사건 초기에 태완이의 진술에 대해서 신뢰성을 갖지 못했는데 이번에 전문가들 12분의 평가를 받았어요, 태완이의 진술 신뢰성에 대해서 그래서 용의자의 진술과 태완이의 진술이 상호상이되는 부분이 있다, 그 평가까지 받은 상황에서 저희는 진술간의 진실 여부를 분명히 가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일단 재정신청으로 90일 정도의 시간을 벌게 됐습니다.

하지만 범인을 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데요.

선진국의 경우에는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이 굉장히 안타까우시겠습니다.

[인터뷰]

너무 속상하고요.

사실은 무엇보다 저항능력이 없는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죄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공소시효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누가 이 아이들을 지켜줘야 되는지 저희는 모르겠어요.

이 나라 법이 우리 국민을 지켜줘야 되고 이 아이를 지켜 줘야 된다면 이 공소시효가 너무 많은 것을 막고 있어요.

특히 저희 같은 경우에 더 그렇고... 그리고 태완이의 억울한 죽음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태완이의 죽음을 두 번 겪게 할 수는 없거든요.

그리고 제2, 제3의 태완이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이 사건에 대해서 공소시효가 없었으면 좋겠고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기자]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도록 1인 시위 계속하실 겁니까?

[인터뷰]

태완이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그리고 조금 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고... 그 진실의 여부를 저희는 꼭 받아야 되겠기에 끝까지 할 겁니다.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경찰의 부실한 초동 수사 때문에 사건이 미궁에 빠졌고 태완군이 숨지기 전 힘겹게 진술한 내용이 수사성과로 이어지지 않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테러범이 공소시효 만료로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은 치안을 책임진 검찰과 경찰의 치욕이고, 우리 사회의 치부로 남을 것입니다.

재정신청으로 공소시효가 일시 중지된 가운데 테러범이 꼭 잡히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대구고등법원에서 YTN 허성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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