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조리원 외면한 탈출...'살인죄' 검토

다친 조리원 외면한 탈출...'살인죄' 검토

2014.05.13.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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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가장 먼저 탈출한 기관실 직원들은 다쳐 쓰러진 조리원들을 보고도 구조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해경에 부상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런 행동과 진술이 '살인죄' 적용 근거가 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침몰하고 있던 세월호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던 것은 기관실 선원 7명입니다.

이들 기관실 선원들은 3층 갑판에 모였다가 해경에 제일 먼저 구조됐습니다.

그런데 기관실 선원 가운데 4명이 3층 기관실 침실 앞 통로에서 조리원 2명이 쓰러진 사실을 알고서도 구조하지 않은 채 빠져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조리원 2명은 세월호가 기울면서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다친 상태였습니다.

기관실 선원들은 구조를 요청하는 조리원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서도 이를 외면한 채 서둘러 3층 갑판으로 향했던 것입니다.

또 탈출한 뒤에도 해경에게 부상자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해경의 구명보트에 탄 뒤에도 이 사실을 함구해 부상을 당한 조리원들이 해경에 구조될 수 있는 가능성마저 빼앗고 말았습니다.

앞서 합동수사본부는 기관실 선원들이 탈출할 당시 기관장 54살 박 모 씨가 식당에 3명이 갇혀 있다는 말을 듣고서도 이를 무시한 채 탈출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기관장 박 씨는 "조리원들까지 어떻게 신경 쓰느냐"며 해경 보트를 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합동수사본부는 부상 당한 채 쓰러진 조리원들을 외면한 채 탈출했던 기관장과 기관실 선원들의 이 같은 행동과 진술이 '살인죄'를 적용할 근거가 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조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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