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라"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라"

2014.04.17. 오전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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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구조된 사람들을 빼고 나면 290명 이상의 행방이 불확실합니다.

세월호에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고 하는 방송을 하는 바람에 상당수의 사람들이 선실에 갇힌 것으로 우려됩니다.

신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월호는 사고가 후 1시간가량 별다른 설명없이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는 방송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상당수 사람들이 갑판으로 대피하지 않고 방에서 기다리다 그대로 가라앉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강인환, 인천 남동구]
"진행상황을 그 여사원을 통해서 그렇게 방송을 했었어요. 곧 구하러 온다는 이야기하고 오고 있다는 이야기하고 움직이지 말라는 이야기하고..."

세월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여객선인 만큼 시설의 상당 부분이 전기로 작동합니다.

객실문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사고 당시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면서 발전기가 꺼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원 공급이 끊기면서 무거운 철문을 열수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됐을 거라는 겁니다.

[인터뷰:강성용, 완도해양경찰서 경감]
"배가 기우니까 발전기가 꺼져버릴 것 아니에요. 꺼지면 배의 전기가 싹 나가 버려요. 방안에 갇혀버린 것이죠, 문이 안 열려요. 시골 문처럼 당기면 열리는 것이 아니에요."

설사 문이 열려 있다고 하더라도 바닥이 가파르게 쏠리면 빠져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노약자들이 취약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김민찬, 단원고 2학년]
"배안에서 막 소리지르고 물건들 다 기울어서 내려오고 막 사람들까지 미끄러 내려오고."

만약 전기적 문제 등으로 문이 닫혀 사람들이 선실에 갇혀 있다면 남은 공기로 오랜 시간을 버틸 수는 없습니다.

실종자들의 행방에 관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버리는 것입니다.

YTN 신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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