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대프리카'보다 서울이 더웠다...중부 최악 폭염

[날씨] '대프리카'보다 서울이 더웠다...중부 최악 폭염

2018.07.22. 오후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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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두 / 과학재난팀장

[앵커]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하는데 폭염의 기세가 하루가 다르게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서울은 38도까지 기온이 올라서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보다 더 더웠습니다. 무더위와 열대야 언제까지 계속되는 걸까요? 과학재난팀의 김진두 팀장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서울이 더 더웠어요.

[기자]
대구하고 아프리카의 혼합어입니다. 그만큼 더운 날씨로 유명한 대구지역의 별명인데요. 정말 저도 이런 경우는 크게 보지 못했습니다. 대구보다 서울이 더 더웠습니다. 서울 기온이 38도, 대구는 35.8도였습니다.

그러니까 2도 이상 높은 거죠, 기온이. 남부지방이 중부지방보다 더운데 실제로는 오늘은 중부지방이 남부지방보다 더 더웠습니다. 오늘만이 아니라 어제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저도 오늘 밖을 걸어봤는데 느낌이 그냥 뜨겁다가 아니라 푹푹 찐다 그런 느낌이 들던데 이게 습도가 높아서 그런 거죠?

[기자]
숨이 막힐 정도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그냥 더운 게 아니라 습도까지 굉장히 많이 높아져서 굉장히 더운 겁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그냥 북태평양의 고기압의 영향에 의해서 이 정도까지 덥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요인이 더 겹쳐졌습니다. 그게 태풍입니다. 태풍 암필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지는 않고 중국에 상륙했거든요. 상하이 부근에 상륙을 했는데 암필이 우리나라를 비껴가면서 암필로부터 많은 수증기로 우리나라에 유입됐습니다. 그게 주말부터입니다.

그래서 주말 그리고 오늘까지 습도가 굉장히 높아진 상태여서 열대야 지역도 굉장히 많이 늘었고요. 또 암필에서 수증기가 어디로 유입이 됐냐면 주로 중부지방으로 유입이 됐습니다.

그래서 중부지방 기온이 남부지방보다 더 높은 것 그리고 습도가 높아서 열대야나 푹푹 찐다, 숨이 막힌다는 굉장히 강력한 더위가 나타난 두 가지의 원인이 됐습니다.

[앵커]
태풍이 이렇게 올라오면서 좀 더위도 식혀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게 오지를 못하고 비껴가면서 더 덥게 한 거네요.

[기자]
그만큼 우리나라의 주변을 감싸는 열기의 장막, 그러니까 열돔이라고 부르죠. 그 열돔 현상이 굉장히 강력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태풍도 굉장히 강력한 에너지를 지닌 저기압인데 이 태풍이 보통 약하면 위쪽의 장막이 약하면 뚫고 들어오거든요. 그런데 뚫지 못하고 밀려서 중국 내륙으로 확 들어가게 된 겁니다.

보시면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티베트 고기압이라고 굉장히 뜨거우면서 건조한 공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남동쪽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라고 하면서 굉장히 뜨겁고 습한 공기가 있는데 두 개가 같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면서 양쪽에서 밀어붙이니까 우리나라 주변에 열기의 장막이 형성된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쪽에 갇혀져 있는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축적이 되면서 11일째 굉장히 더운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고 여기에 태풍으로부터 열기가 가세하면서 이번 주말 휴일이 올 들어서 가장 더운 날씨가 된 겁니다.

[앵커]
가장 덥다라고 하면 그러면 이번 주부터는 오늘보다는 조금 나아지는 건가요?

[기자]
태풍의 열기가 가세하는 게 좀 빠졌으니까요. 오늘보다는 서울 기온을 보면 내일부터는 조금씩 낮아집니다. 하지만 오늘이 38도였죠. 내일은 35도입니다. 이번 주 내내 35도, 36도가 이어지고 아침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26도, 25도 이상을 계속 유지가 되기 때문에 오늘보다는 조금 낮아지지만 여전히 무덥다.

[앵커]
선선할 때가 별로 없는 거예요.

[기자]
선선한 때가 없습니다. 소나기라도 내려야 되는데 소나기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푹푹 찌는 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번 주에도 계속된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지금 많은 분들 하는 이야기가 하루종일 에어컨 틀어놓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지난 1994년 기억하는 분들 많을 텐데 그때보다 이게 더 심한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자]
1994년 정말 더웠습니다. 그때는 늦더위까지 이어지면서 9월까지 더웠는데 지금까지 더위 기록 상위권을 대부분 1994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더웠던 거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보면 거기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기록을 보면 역대 가장 더웠던 해는 1994년. 그때 폭염 일수, 그러니까 낮기온이 33도를 넘어선 날짜가 폭염 일수인데 그게 31.1일이었습니다, 전국 평균으로. 그렇다면 한 달 내내 33도가 넘었다는 얘기고요.

2위 기록이 2016년 2년 전입니다. 그때가 22.4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까지 전국의 폭염 일수가 11일, 적어도 이번 폭염이 다음 달까지 이어진다고 하면 적어도 2016년 기록은 넘어설 수 있다. 그리고 1994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에 육박한다, 또는 그걸 넘어설 수도 있다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열돔이 강력하다고 설명을 해 주셨는데 이게 완전히 없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군요.

[기자]
상당히 걸린다는 거고요. 이게 해소된다고 해도 아시다시피 1년 중 가장 더운 때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입니다.

열돔이 해소된다고 해도 여전히 시기적으로 더운 때거든요. 그러니까 적어도 일찍 시작된 폭염이 8월 중순까지는 간다라고 생각한다면 그 기간만 따져도 한 달 가까이 된다는 얘기죠. 그렇기 때문에 1994년에 역대 최악의 폭염에 버금가거나 그걸 넘을 수 있다는 안타까운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이렇게 푹푹 찌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아무리 신경 쓴다고 하고 좋은 거 챙겨먹는다고 해도 온열질환 걸리는 분들 많고 몸이 안 좋아지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온열질환이 지금 비상입니다. 20일, 그러니까 지난 금요일까지 통계를 보면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인데요. 온열질환자 수가 956명, 10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망자가 10명입니다. 이번 주말 휴일이 굉장히 더웠기 때문에 이 숫자가 적어도 1000명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여실한데요. 지난해는 온열질환자 수가 같은 기간에 407명, 사망자는 1명이었습니다. 적어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을 하고 있다는 거죠.

습기까지 가세돼서 굉장히 습한 날씨, 열대야 지역도 굉장히 확대됐기 때문에 또 낮기온도 35도가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온열질환자 수는 이번 주에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예방법이라는 게 딱히 없겠지만 그래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물, 그늘, 휴식입니다. 그러니까 물, 그늘, 휴식이라는 게 굉장히 많은 나오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지만 제대로 지키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노약자분들은 특히 물, 그늘, 휴식. 세 가지 수칙을 꼭 염두에 두시는 게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길입니다.

[앵커]
휴식 얘기하셨는데 휴식이 잘 안 되는 게 요즘에 밤에 잠을 잘 못 자잖아요. 그러니까 하루종일 더 피곤한 것 같습니다. 열대야를 이길 수 있는 방법 끝으로 소개해 주시죠.

[기자]
이번 주말 휴일 열대야가 굉장히 심해졌고요. 이번 주 내내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해안가나 제주도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열대야가 나타날 겁니다. 열대야가 나타날 때는 카페인 음료는 금물입니다.

잠이 안 들기 때문에 그만큼 숙면을 취하는 데 더 어렵고요. 오히려 자기 전에 너무 덥다고 차가운 물로 샤워하는 것도 역시 금물입니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카페인 음료보다는 물을 먹거나 아니면 바나나, 우유 같은 걸 먹어주면 숙면에 조금은 도움이 됩니다.

[앵커]
덥고 답답하니까 저녁 때 냉커피 드시는 분들 많은데 카페인은 좀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과학재난팀의 김진두 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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