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날씨 중계 한 달..."쓰러질 뻔 했어요"

폭염 속 날씨 중계 한 달..."쓰러질 뻔 했어요"

2016.08.25.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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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태빈 / 기상캐스터

[앵커]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진 8월은야외에서 날씨를 전해야 하는 기상캐스터들에게도 견디기 힘든 여름었습니다. 특히 기상청 오보 논란이 일어나면서 마음 고생도 심했다고 하는데요, 밖으로만 뛰던 기상캐스터가 오늘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양태빈 캐스터입니다. 첫 방송, 신입이라 들었는데요. 언제였습니까?

[인터뷰]
제가 지금 입사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요. 첫 방송은 8월 3일이었습니다.

[앵커]
그날이 공교롭게도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날이라고요?

[인터뷰]
그것도 방송 직전에 서울의 폭염주의보가 경보로 한 단계 강화됐었는데요. 안 그래도 첫 방송이라서 긴장을 참 많이 했었는데 땡볕 아래에 서 있으니까 힘들어서 녹초가 돼 힘들었습니다.

[앵커]
그 이후 기온이 계속 더 올라서 36도를 넘는 날도 있었잖아요?

[인터뷰]
36도까지 올라가면 정말 30도까지 오르면 되게 도심 기온은 36도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덥다는 말로도 표현하기가 참 어려울 정도로 많이 더운데요. 우선 숨이 턱턱 막히고 땀도 많이 흐르지만 저는 한번 방송을 대기하던 중에 현기증이 나서 쓰러질 뻔한 적도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방송을 보니까 온도계를 들고 있던데 실제로 재는 겁니까?

[인터뷰]
실제로 재는 겁니다. 화면에 잘 나오지 않아서 조금 아쉽기는 했는데요. 실제로 온도를 재면 38도까지도 쉽게 올라가고는 합니다.

[앵커]
가장 높게 봤을 때가 몇 도였습니까?

[인터뷰]
한번은 지열을 체크하는 온도계를 들고 간 적이 있는데 아스팔트 온도가 50도 가까이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앵커]
양태빈 캐스터 말고도 낮에 중계하는 캐스터들이 여러 명 있던데 돌아가면서 하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저는 선배인 김유진 캐스터와 여름 중계를 많이 나갔었습니다. 그분이 가장 많았습니다. 신발을 벗어보면 벗은 부분이 하얗게 남아있습니다. 마치 골프선수처럼 뚜렷하게 많이 타 있는데요.

저도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많이 타서 점점 까맣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앵커]
입사 초기와 지금 피부 색깔이 많이 달라졌습니까?

[인터뷰]
좀 많이 달라졌습니다.

[앵커]
그리고 방송을 하다가 동상을 걸렸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인터뷰]
제가 아무래도 폭염이 계속되다 보니까 조금 시원한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빙벽을 등반할 수 있는 곳에 갔던 적이 있거든요. 그곳에서 온도가 영하 10도 정도였는데 방송을 30분 동안 빙벽에 매달려서 준비를 하다 보니까 참 무섭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별탈 없이 방송이 끝났고요. 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앵커]
동상 걸리신 분은 누구였죠?

[인터뷰]
저입니다. 영하 10도인 곳에서 또 영상 30도인 곳을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피부에 동상이 생겨서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앵커]
치료는 잘 했습니까?

[인터뷰]
금방 나았습니다.

[앵커]
그 기억 말고도 또 있다면서요?

[인터뷰]
저 말고 선배인 유승민 캐스터가 열대야 중계를 한강변으로 나간 적이 있습니다. 수박 한 통을 준비를 해서 나가셨었는데 날씨만 전해드릴 수도 있지만 또 중요한 생활정보도 전하기 위해서 숙면에 치맥이 좋지 않고 수분이 많은 과일이 열대야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때 방송이 끝나고 또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고 합니다.

[앵커]
제가 좀 전에도 얘기했지만 기상청 오보 논란. 이번에도 맞았으면 좋겠는데, 내일 끝난다는. 이 논란 때문에 저희도 좀 난감했지만 직접적으로 전하는 기상캐스터들도 난감하고 또 항의도 받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사실 저희는 기상청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사를 쓰고 또 그것으로 방송을 하는 건데요. 아무래도 최종적으로 방송에 나와서 날씨를 전하는 것이 캐스터들이다 보니까 그 책임을 묻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억울하기도 했죠. 억울하기도 하고 저희도 답답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이 오보로 인해서 피해를 입으셨을 분들을 생각해 보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뜨거운 여름 밖에서 고생했던 양태빈 기상캐스터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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