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병역 특혜, 논란의 45년...이제는?

스포츠 병역 특혜, 논란의 45년...이제는?

2018.09.03. 오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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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병역 특혜, 논란의 45년...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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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은 끝났지만, 병역 특혜 논란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축구대표팀 수문장, 조현우가 막은 건 골대가 아니라, 논산훈련소 입구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요.

방탄소년단처럼 국위선양하는 연예인은 왜 군 면제가 안 되느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특히 똑같은 병역 혜택인데, 축구대표팀과 야구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이 극과 극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는 비교적 메달 따기 쉬운 종목으로 꼽히는데요.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실업선수를, 대만은 실업과 프로선수를 혼합한 형태로 팀을 꾸려, 이겨도 본전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게다가 병역 기피 의혹을 받는 선수들이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고, 이들이 별다른 활약도 보여주지 못해 무임승차 논란까지 벌어진 겁니다.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운동선수에게 병역 특례 혜택을 주는 법은 1973년 박정희 정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국제대회 우승으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게 절박했던 시기였는데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가 처음 이 혜택을 누렸습니다.

이후 몇 차례 손질을 거쳐 대상을 늘리거나 줄였는데요.

원칙이 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기억하시죠?

당시 워낙 성적이 좋아 선수들에게 병역 특혜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커, 월드컵 16강 이상의 성적이면 병역 혜택을 주도록 한때 법이 개정돼, 박지성 선수 등이 특혜를 누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처럼 논란이 컸던 때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또 아시안게임이고, 또 야구대표팀인데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면서 병역 혜택을 누렸는데.

대표팀 24명 중 13명이 군 미필자로 채워져 '미필자 우대 규정이 있느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오래된 스포츠 병역 특혜 논란의 역사, 이제는 수술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방식이 뭘까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아시안게임 펜싱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눈물을 흘렸던 구본길 선수입니다.

이 경기엔 후배 오상욱 선수의 병역 문제가 걸려있었는데요.

그렇다고 금메달을 양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겨놓고도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보인 겁니다.

구본길 선수는 후배에게 단체전 금메달을 꼭 선물하겠다고 약속했고,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꿈을 이뤘는데요.

이 장면을 보고 병역 문제를 언급하는 국민은...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스포츠는 꼼수가 아니라 진검 승부일 때 큰 감동을 준다는 것, 선수들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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