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반둥 참사' 원인은?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반둥 참사' 원인은?

2018.08.20. 오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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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반둥 참사'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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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호 / 스포츠 평론가

[앵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지난 화요일 개막식과 함께 보름간의 열전에 돌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6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어제 효자종목인 태권도에서 금맥을 뚫었습니다. 각종 아시안 게임 소식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아시안게임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시작됐는데 역시 태권도가 시작을 했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어제 기대했던 종목이 펜싱과 태권도였었거든요. 펜싱은 조금 아쉽게 됐고 태권도가 역시 첫날 우리 선수단의 자존심을 지켜줬습니다. 태권도는 어제 품새에서 4종목이 열렸거든요. 이중에 우리 선수단이 금메달 2개, 은 1, 동 1을 가져왔습니다. 금메달은 남자 품새 종목 개인전에서 강민성 선수하고 남자 단체전에서 가져갔고요. 여자단체전에서 은메달, 그리고 개인전에서 여자 동메달을 하나 가지고 왔거든요.

품새라는 건 기존에는 태권도가 겨루기로 열리게 됐는데 이번에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종목인데 태권도의 정형화된 기술을 1인 시범 연기처럼 펼치는 종목입니다. 공인 품새 또 새품새, 또 자유품새 종목이 있고요. 어제 우리가 은근히 자신이 있었던 종목이었기 때문에 네 종목 모두 석권에 도전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충분히 세웠다 이렇게 평가할 수는 있겠죠.

[앵커]
첫 금메달을 딴 강민성 선수 같은 경우에는 사연이 있는 선수라고 알려져 있어요.

[인터뷰]
어제는 퍼스트 무버라고 할까요. 모든 기록이 다 첫 자를 붙이면 다 이루어집니다. 강민성 선수가 한국체대 재학 중인데 첫 번째 국가대표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고요.

[앵커]
처음 출전한 거군요?

[인터뷰]
네. 때문에 아시안게임도 이번이 첫 출전입니다. 그래서 어제 우리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가지고 왔죠. 경상북도 영주가 고향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했지만 품새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거든요. 품새 전문 선수, 품새를 하고 있는 고등학교가 많지가 않아서 그냥 영주에 있는 일반고등학교, 태권도 팀이 없는 영주고에 진학을 해서 운동을 계속했고요. 꾸준히 해서 실력을 인정받아서 한국체대까지 진학했고 그래서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겨줬는데 품새가 워낙 정교하고 힘이 들어가고 어려운 동작이 많기 때문에 골반하고 발목에 늘 부상을 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를 펼쳐줬고요. 아버지한테 특히 감사하다고 했거든요. 왜냐하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버지가 음식 배달하고 또 택시운전을 하면서도 아들 하나 태권도 선수로 키우기 위해서 굉장히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앵커]
어제 펜싱 경기는 좀 아까웠던 경기였습니다. 남자 에페 박상영 선수인데요. 금메달을 놓치기는 했지만 하지만 결승전에서 보여준 투혼이 대단했죠.

[인터뷰]
박상영 선수 저는 정말 박수 많이 해 주고 싶어요. 왜냐하면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카자흐스탄의 알렉사닌 드미트리 선수에게 12 대 15로 패했습니다. 불운했죠. 경기 도중에 부상을 당해서 응급처치를 받고 계속해서 경기를 지속했거든요. 12:13까지 쫓아갔는데 막판에 두 점을 내리 내주면서 12:15로 패한 겁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난 뒤에 박상영 선수로서는 부상 때문에 불운할 만도 한데 리우올림픽 때 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계속 읊조려서 우리 국민들에게 많이 어필했었죠. 어제 같은 경우는 너무 아파가지고 할 수 있다라는 말이 생각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배한 직후에 아프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핑계로 대는 것은 결승에서 이긴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나는 은메달도 자랑스럽다, 값지다 이런 말을 해서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죠.

[앵커]
그러네요. 축구 얘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사실 바레인을 대승으로 꺾었기 때문에 상당히 분위기 좋게 출발했는데 말레이시아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했거든요. 뭐가 문제였을까요?

[인터뷰]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김학범 감독의 전략적인 실수입니다.

[앵커]
전략의 부재.

[인터뷰]
김학범 감독의 아주 작은 오판 하나가 엄청난 결과로 이어졌거든요. 아주 작은 오판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감이 있었죠. 그리고 축구대표팀이 훈련할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실험과 전술을 시험한다고 2차전 말레이시아 전에 6명의 선수를 교체한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한 팀에서 훈련을 한다고 하더라도 베스트 11 선수와 후보군 선수들 간의 조직력 훈련은, 주 베스트 멤버 위주로 훈련하기 때문에 6명이 바뀌어서 경기를 하게 되면 선수들 간의 호흡에 문제점이 많이 드러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2:1로 패했는데 2골 내준 거 모두 다 수비진의 실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기 화면으로 볼 때는 우리 선수들의 실수를 보고서 어떻게 저렇게 못할 수가 있을까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것은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라기보다도 갑작스럽게 6명이 바뀌게 되면서 선수들 간에 손발이 안 맞았기 때문에 어이없는 경기 결과로 이어졌다고 보고요. 이것의 출발점은 역시 김학범 감독의 판단 착오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오늘 키르기스스탄과 마지막 예선전이 되겠는데 이겨도 조 1위가 못된다고요?

[인터뷰]
예. 이 작은 실수 하나로 아시안게임에서 우리가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 오늘 오후 9시에 열립니다. 키르기스스탄을 이겨도 조 1위를 못하는 그런 처지에 몰리게 됐거든요. 현재 우리가 속한 E조에서 말레이시아가 2승으로 1위고요. 우리가 1승 1패입니다. 우리가 마지막 3차전 이기고 말레이시아가 패하더라도 똑같이 2승 1패를 기록하게 되는데 2승 1패일 경우 승자승원칙이 적용되거든요. 우리가 패했기 때문에 어쨌든 말레이시아가 E조에서 1위, 우리가 2위로 올라갈 확률이 커졌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그런데 이렇게 조 2위로 진출을 하게 될 경우 더 가시밭길이 있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가요?

[인터뷰]
우리가 E조에서 2위로 올라가게 되면 16강전 대진표가 F조 1위와 만나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F조에서 1위를 다투고 있는 팀이 우리가 항상 껄끄럽게 느꼈던 중동 팀입니다. 공동 1위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공동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2위로 올라갈 경우 F조에서 사우디 또는 이란을 만나게 되고요. 여기에다가 경기 일정상으로 봐서 하루 휴식일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니까 휴식 하루 덜하고 좀 더 껄끄러운 상대를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가시밭길을 자처했다고 볼 수가 있겠죠.

[앵커]
우리와 비교되는 팀이 베트남입니다. 박항서 감독이 가 있는데 말이죠. 1위를 했어요, 베트남은.

[인터뷰]
은근히 베트남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은근히 박항서 감독의 매직 때문에 응원하게 됐거든요.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박항서 매직이 다시 한 번 이루어졌습니다. 베트남이 일본을 1:0으로 이기고 D조에서 조1위로 16강에 올라가게 된 겁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는데 이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서 결국에 3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베트남에서는 쾌거를 일구어냈고요. 베트남의 전술은 수비를 단단히 하고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경기 내내 임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용을 보면 볼 점유율과 슈팅수에서 일본을 압도할 정도로 베트남이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죠.

[앵커]
그러면 앞으로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맞붙을 가능성은 있을까요?

[인터뷰]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베트남이 D조에서 1위거든요. D조 1위는 B조나 E조, F조에서 3위를 한 팀 중의 한 팀과 16강에서 만나게 되는데 우리가 만약에 우리가 만약에 오늘 9시에 열리는 키르기스스탄과의 마지막 3차전에서 패해서 E조 3위로 밀려나게 되면 16강전에서 베트남을 만날 수도 있게 되는 거죠. 그런데 그런 일은 거의 확률적으로 일어나기 힘들다고 봅니다.

[앵커]
축구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마는 축구 외에도 다른 종목이 많이 있으니까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해야겠습니다. 스포츠평론가 최동호 씨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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