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그라시아 꼬레아'...獨 '오! 슬프다'

멕시코 '그라시아 꼬레아'...獨 '오! 슬프다'

2018.06.28. 오후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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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독일전 승리의 여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분들 많을 겁니다.

그런데 같은 시각 스웨덴에 3점을 내주며 참패한 멕시코의 축구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는데요.

한국이 독일을 꺾어준 덕분에 멕시코가 F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현지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멕시코 시민들은 한병진 주 멕시코대사관 공사를 목말 태우고 "한국 형제여, 이제 당신들은 멕시코인"이라고 외쳤습니다.

한 공사는 멕시코 팬들과 자신까지 모두 미치도록 즐거웠다고 말했는데요.

흥분한 인파는 한국 사람으로 보이는 아시아 사람이 나타나면 무조건 헹가래 쳐주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당시 현장 분위기 느껴보시죠.

[멕시코 시민들 : 한국은 우리 형제, 이제부터 당신들은 멕시코인! 한국은 우리의 친구, 이미 당신들은 멕시코인!]

온라인 반응도 뜨거웠는데요.

한 멕시코 누리꾼은 만화를 패러디해 불구덩이에 갇힌 멕시코를 한국이 구하는 장면을 만들어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또, 멕시코 국가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바꾸자는 제안까지 나왔습니다.

심지어 멕시코 항공사는 한국행 항공권 가격을 20% 내렸고, 멕시코 현지 기아자동차 직원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대접한다는 식당도 나왔습니다.

한국인은 40% 할인해준다는 옷가게도 등장했습니다.

독일 반응은 침울 그 자체인데요.

독일인 출신 방송인 다니엘은 영혼 없는 표정으로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호텔방이 참으로 조용하네요"라는 글귀를 남겼습니다.

착잡한 독일인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것만 같은데요.

독일이 경기에서 패배하자 트위터에 '오!'라는 감탄사부터 남긴 메르켈 총리는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누는 콘퍼런스 자리에서 "진심으로 오늘 우리는 매우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위로의 뜻을 전했지만 평소 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메르켈 총리는 "과거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정범구 주 독일 대사는 독일 대통령에게 사과 아닌 사과를 했는데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함께 경기를 관람한 정 대사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의 셀카 사진을 공개하며 우리가 이겨서 미안하다는 글귀를 남겼습니다.

정 대사가 열심히 표정 관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 격파라는 값진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국민은 16강 진출 이상의 성과라며 크게 즐거워하고 있는데요.

그동안의 부진 때문에 마음 고생 많았을 우리 대표팀, 조금 더 축하와 격려를 받아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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