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버린 대가는 2패...이제 90분 남았다

소신 버린 대가는 2패...이제 90분 남았다

2018.06.26. 오전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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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버린 대가는 2패...이제 90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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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의 축구 철학은 기본적으로 공격 중심입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 두 경기에선 지지 않으려는 생각 때문에 소신을 버리고 수비축구를 택했는데요.

피파 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마지막 90분을 남겨둔 신태용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월드컵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신태용 감독은 기본적으로 공격 축구를 추구했습니다.

리우올림픽과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강팀들에 깨지고 부서져도 정면승부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성적을 내기 위한 수비 중심의 축구로는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없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신태용 / U-20 월드컵 16강전 직후 (지난해 5월) : 한국 축구가 성장하려면 세계적인 팀들하고 대등하게 경기를 하면서 이기는 게 우리나라 축구가 한 걸음 더 발전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 전초기지였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신 감독은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권창훈 이근호 김민재 김진수 등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악재 때문입니다.

[신태용 / 축구대표팀 감독 (지난 10일) : (더 큰 대회를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감독님의 (정면 승부) 철학을 밀고 나가실 건지 궁금합니다.) 그건 시합 때 보여주려고 준비하겠습니다. 그건 융통성 있게, 이기는 게 목적이니까…]

소신 대신 실리를 택한 결과는 혹독했습니다.

스웨덴전은 유효슈팅 0개에 그치며 무너졌고, 멕시코전은 처절한 투지와 손흥민만 보였습니다.

물론, 억울한 판정 등 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두 경기 모두 공격보다 수비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신태용 감독에게 남은 상대는 최강 독일,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엔 더 힘든 상황입니다.

더구나 핵심 중의 핵심인 주장 기성용마저 부상으로 쓰러져 출전이 불투명합니다.

[신태용 / 축구대표팀 감독 : 왜 독일이 피파 랭킹 1위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죠. 마지막 1%라도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심정이니까 열심히 준비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통쾌한 반란'을 다짐했던 신태용 감독의 월드컵 출사표는 '몸부림'이란 표현을 거쳐 이제 '지푸라기'로 바뀌었습니다.

이른바 신의 한 수가 있다면 1%의 희망이 남은 독일전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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