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크 경기라고는 믿을 수 없었던 '여자 팀추월' 경기

팀워크 경기라고는 믿을 수 없었던 '여자 팀추월' 경기

2018.02.19. 오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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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 경기라고는 믿을 수 없었던 '여자 팀추월'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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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선수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가장 뒤에 있던 노선영 선수가 격차가 벌어지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김보름, 박지우 선수만이 앞으로 나아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기 장면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노선영, 김보름, 박지우 선수가 한 팀으로 참가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가 열렸다.

우리나라 여자 팀추월 선수들은 아쉽게도 3분 03초 76의 기록으로 7위에 그쳐 준결승행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하지만 더 아쉬운 건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 장면과 인터뷰였다. 총 6바퀴를 도는 팀추월 경기에서 마지막 한 바퀴 정도를 남기고 노선영 선수가 눈에 띄게 뒤처졌고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팀추월 경기는 마지막 선수가 결승점을 통과해야 기록이 나오는 경기로 앞선 선수들이 먼저 들어 갔다고 해서 달라지는 경기가 아니다.

이 같은 장면을 본 SBS 해설위원들은 "(선두인) 김보름 선수가 조금 기다려야 된다", "팀추월 종목에서 절대 나와서는 안 되는 장면이 나왔다", "3명이 하나가 돼서 끝까지 같이 가야 되는데",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는 것은 좋았으나, 노선영 선수를 뒤에서 밀어주면서 갔으면 좋았을 것 아쉬움이 남는다" 등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심지어 바로 하루 전 18일에 있었던 남자 팀추월 경기에서는 17살의 막내 정재원 선수가 6바퀴를 넘어서면서 지친 기색을 보이자 작전을 바꾸며 맏형 이승훈 선수가 반 바퀴 먼저 앞으로 나와 마지막 2바퀴를 이끌었고, 김민석 선수는 맨 뒤에서 힘이 빠진 막내를 밀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여자 팀추월 경기와는 전혀 다른 장면이다.

이 같은 장면은 국민들에게도 보였다. 여자 팀추월 경기를 본 국민들은 "경기를 진 것보다 너무나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팀 경기인데 개인 경기인 줄 알았다", "앞서 나간 선수들에게 실망감이 크다" 등의 비난 섞인 반응을 보였다.

또 김보름 선수의 인터뷰는 더 큰 화를 불렀다. 마지막에 가장 선두로 달린 김보름 선수는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팀추월은 선두가 아닌 마지막 선수의 기록을 찍기 때문에 안 좋은 기록이 나왔다"며 "3명 모두 뭉쳐서 들어 왔으면 준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선수인 노선영 선수가 뒤쳐졌기 때문에 준결승에 나가지 못했다는 내용이 직접적으로 담겨 있었기 때문.

하지만 팀추월 경기는 팀 경기인 만큼 3명의 선수 모두가 합을 이뤄 결승선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이 같은 인터뷰는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현재 김보름 선수는 자신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자 개인 SNS를 비공개 전환했다가, 결국 삭제했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보다 경기 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더 크게 남긴 여자 팀추월 경기. 다른 의미로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되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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