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시설 구글맵 주소' 등록한 주인공은 17세 학생

'평창 올림픽 시설 구글맵 주소' 등록한 주인공은 17세 학생

2018.02.13. 오후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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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시설 구글맵 주소' 등록한 주인공은 17세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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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관련 기관 및 지역 관광지 '구글맵' 주소를 수정한 주인공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17세 학생으로 드러났다.

17세 윤원준 군은 어제(12일) 웹사이트 DC 인사이드에 "올림픽이 한 달 남았는데 구글맵에 경기장, KTX 역조차 등록이 안 돼 있고 등록된 정보들도 잘못돼 있어 하나하나 고쳤다"며 수정 내역을 올렸다.

윤 군은 한 달 전부터 구글맵에 평창올림픽 선수촌, 메달플라자, 미디어 레지던스 등 200여 건의 새로운 주소 등록과 잘못된 정보 수정을 해왔다고 밝혔다. 윤 군은 음식점, 관광지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을만한 장소도 모두 주소를 등록했다.

외국인들은 낯선 여행지에서 길을 찾기 위해 통상적으로 '구글맵'을 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구글맵이 널리 사용되지는 않기에 기획자 입장에서 그 부분까지 생각하기는 어렵다. 윤 군은 실제로 평창올림픽을 찾는 외국인들의 관점에서 생각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맹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창 올림픽 시설 구글맵 주소' 등록한 주인공은 17세 학생

(▲구글맵 선수촌 주소지에 달린 리뷰)

실제로 윤 군이 등록한 평창올림픽선수촌, 미디어 레지던스 등의 주소지에는 구글 지도를 사용한 외국 선수들의 리뷰 수십 개가 달리며 그 효용성이 입증됐다. 윤 군의 구글맵 수정은 우리나라 웹사이트에서 '진정한 애국자'라는 반응을 보이며 인기 게시글로 떠올랐다.

'평창 올림픽 시설 구글맵 주소' 등록한 주인공은 17세 학생

(▲윤 군이 수정한 내역/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

YTN PLUS는 한 달 전부터 평창 및 강릉 지역 구글맵 정보 수정을 시작했다는 윤 군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자기소개를 해달라.


A.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17세 윤원준이다.

Q. 평창올림픽 관련 구글맵 주소 등록 및 수정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A. 원래 예전부터 올림픽을 좋아했다. 하지만 평소 즐겨 사용하던 구글 맵에 평창 올림픽 관련 기관이 경기장조차 등록이 안 돼 있고 관련 주소가 많이 부실해 고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수정해야겠다 싶었다.

Q. 주소를 어떻게 수정했나?


200개 주소를 올림픽 사이트에서 일일이 확인하고 구글맵에 적용했다. 200번 이상 수정 시도를 했지만 구글맵 수정 시스템상 나 혼자 수정 시도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수정할 수 있다. 내가 올바른 지도로 수정을 해 놔도 또다시 주소가 바뀌어 있고 그랬다. 한 달 내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사실 수정 시도한 곳 중 가운데 성공한 게 반 정도, 되지 않은 게 반 정도다. 일단 내가 수정한 주소가 맞으면 리뷰에 댓글과 사진이 추가되는데, 댓글과 사진이 달리기 시작하면 더는 다른 사람이 수정할 수 없게 된다.

Q. 윤 군이 수정한 주소에 달린 관광객 및 외국 선수의 리뷰를 볼 때 어떤지?


국제 행사를 개최할 때 지도 정보를 등록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한 달 남았는데 외국인들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 지도가 구글 맵이고, 나도 외국 가면 구글 맵부터 켠다. 해외 같은 경우 정보가 등록이 잘 돼 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아) 좀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지도 관리 문제 때문에 구글 맵이 100%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외국인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 기초적인 정보가 되지 않으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혼란스럽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히 선수촌조차 구글 지도에 없어서 등록한 건데 외국 분들이 리뷰를 많이 달고 하는 걸 보면 뿌듯하다.

Q. 다른 수정해야 할 점들도 발견했나?


구글맵 수정 작업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교통 시설 등록이었다. 구글맵에 교통 시설은 등록을 하기 어렵다. 이 점을 고치지 못한 게 아쉽다.

Q. 아직 학생인데 (더) 어릴 때부터 지도에 관심이 많았는지?


원래 어릴 적부터 지도 보는 걸 좋아했고, 길 찾는 것도 좋아했다. 방학이고, 올림픽 하니까 애국심도 생기고 해서 계속 모니터링을 하면서 고치고 수정하고 했다.

Q. '애국자'라는 댓글과 칭찬을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나라의 국격이 올라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애국자라기보다는 당연히 있어야 할 게 없어서 한 것 같지 딱히 애국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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