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꺾은 정현, 4강도 '가즈아'

'조코비치' 꺾은 정현, 4강도 '가즈아'

2018.01.23.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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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재 / 스포츠부 기자

[앵커]
우리 정현 선수가 호주오픈 8강 진출로 우리나라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전 세계 1위 조코비치를 꺾고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감동으로 다가오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어제 경기 자세히 분석해보고 또 정현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츠부 이경재 기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경재 기자, 더 좋아하셨을 것 같습니다. 테니스 무척 좋아하시고 오래 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기자]
정현 선수의 승리는 저는 어떤 약자가 강자를 꺾는 언더독의 반란이라는 측면에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스페인 꺾고 4강에 올랐던 이후의 최고의 장면으로 꼽고 싶고요.

저도 테니스를 치고 또 정현 선수를 주니어 때부터 취재한 기자로서 너무 감동했고 제 주변의 동호인분들은 정말 많이 우셨습니다.

[앵커]
이경재 기자는 울지 않으셨습니까?

[기자]
저는 기사 쓰느라 울지 못했습니다.

[앵커]
어제 경기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승리 요인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정현 선수가 세계랭킹 58위지만 이미 지난해 부터 20위권 선수들에게 많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킬 준비는 이미 돼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이번 대회에서 16강에서 세계 4위죠.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물리쳤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도 조코비치와의 팽팽한 싸움을 예상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요. 조코비치에게 승리 원인을 몇 가지 분석을 해드리면 세 가지 꼽고 싶습니다.

[앵커]
일단 준비는 어느 정도 돼 있었다. 그 중의 첫 번째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일단 저는 기술적으로 포핸드 스트로크의 업그레이드라고 분석하는데요. 포핸드가 오른손으로 치는 거죠. 정현 선수의 주무기가 백핸드 스트로크고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었고 하지만 포핸드가 약했기 때문에 정현을 상대하는 선수는 포핸드 쪽으로 공략해 왔습니다.

[앵커]
지금도 보시면 서브를 넣을 때 포핸드 쪽으로 넣는군요.

[기자]
포핸드 쪽으로 많이 공략을 했는데 지금 백슬라이스고 포핸드가 좋아지면서 공격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스토로크 싸움에서 랠리가 이어지더라도 밀리지 않고 그러면 스트로크 이후에 다양한 공격 포인트가 나오면서 다양한 공격전술이 가능해졌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어제 경기도 스트로크 위너라고 하죠. 공격 점수가 29점이었는데 포핸드가 19점이었고 백핸드가 10점이었습니다.

새롭게 남아공의 코치와 훈련을 하면서 포핸드를 수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많은 전문가들도 단기간에 포핸드가 달라진 것에 대해서 굉장히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온 선수가 더 그것을 잘하게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히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고요. 두 번째 요인은 어떤 걸 짚을 수 있을까요.

[기자]
역시 기술적인 부분인데요. 리턴 게임에서 밀리지 않았던 게 어제 조코비치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보여집니다.

서브를 받아내는 기술이죠, 리턴이라는 게.

[앵커]
서브를 하는 게임이 아니라 서브를 받아내는.

[기자]
서브를 받아내는 게임입니다. 현재 조코비치 선수는 코치를 맡고 있는 안드레 애거시와 함께 가장 훌륭한 리턴게임을 한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정현 선수가 서브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기 때문에 서브게임을 많이 뺏길 것으로 봤는데 그렇지 않았고요.

또 정현도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많이 가져오면서 경기를 팽팽하게 그러면서 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끌고 왔습니다. 실제로 리턴을 했을 때 포인트가 54:49로 대등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리턴을 잘한다는, 노박에게. 이렇게 잘했다. 마지막 세 번째 어떤 점인지 짚어볼까요.

[기자]
일단 기술적인 부분을 말씀드렸는데 저는 세 번째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정신적인 부분을 꼽고 싶습니다. 집중력이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원래 정현 선수가 또래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위기를 견뎌내는 멘탈이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별명도 교수님, 아이스맨 이런 건데요.

[앵커]
평상심을 유지한다는 거군요.

[기자]
테니스라는 종목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두 선수가 공을 주고받은 그런 경기이기 때문에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제 일단 조코비치를 상대로 초반부터 정현 선수가 그런 기색이 없었고요.

오히려 부상에서 돌아온 조코비치가 1세트에만 더블폴트, 서브 실수죠, 7개를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타이브레이크 상황도 짚어보고 싶은데 지금까지도 굉장히 놀라운 게 사실인데요.

한 번씩 서브를 주고받으면서 모두 자신의 서브게임에 이기거나 아니면 같은 수로 상대 게임을 가져오면 6:6이 되잖아요. 여기서 타이브레이크를 한 점씩 쌓아가는 방식으로 승부를 가렸는데요.

7점을 따야 먼저 승리를 하는 게 타이브레이크인데 정현 선수가 어제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원래는 서브가 굉장히 강한 선수이거나 조코비치처럼 노련한 선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봤거든요.

이런 엄청난 정현 선수가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1세트와 3세트를 모두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이겨내면서 아마 어제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이 이겨내는 그런 상황은 정현 선수가 앞으로도 선수생활을 할 때 엄청난 그런 자산과 경험이 될 거라고 보여지는데요.

어제 승리 이후에 정현 선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정현 선수 영어도 잘하고 경기 끝나고 인터뷰하는 거 보니까 관중들이 계속 웃더라고요.

[기자]
굉장히 재치 있는 인터뷰도 많이 했고 국내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했고요. 제가 우리말 인터뷰도 있는데 일부러 영어 인터뷰를 준비한 게 정현 선수가 단기간에 통역도 없이 인터뷰를 할 정도로 영어 실력도 굉장히 많이 늘었고요.

그만큼 굉장히 성실하고 모든 것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은 걸 보여주고 싶었고요. 한때 정현 선수 어머니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정현 선수의 머릿속을 지도로 그려보면 95%가 테니스라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조금 덜하기는 합니다마는 그만큼 테니스에 집중하는 선수고 훈련에도 굉장히 매진하는 선수라고 제가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앵커]
요즘은 책도 읽는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요즘은 책도 좀 읽고 게임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제도 보시면 승리 이후에 관람석에 있던 부모님에게 큰절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고요.

부모님이 아버지와 어머니, 형이 같이 있었거든요. 그동안 고생한 부모님께 인사를 했고요. 지금 뭐라고 쓰느냐면 캡틴 보고 있나라고 라이브카메라에 쓰는 모습인데 이것이 정현 선수가 삼성이라는 팀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하다가 삼성팀이 없어졌어요.

없어지면서 개인 후원으로 돌아갔는데. 그때 아마 김일순 감독으로 보여지는데 누군가 한 선수가 정말 잘되면 저런 모습을 약속한 것으로 보여져요.

그러면서 옛 스승이었던 감독과 또 지금 윤용일 코치라든가 옛 스승들에게 인사를 하고 약속을 한 것으로 보여지고요.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제가 한두 번씩 인터뷰 때문에 만나는데 지난번에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나중에 자기가 더 유명해지고 하면 굉장히 좋은 승용차를 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이 선수가 굉장히 사치스러운 선수가 아니고 차를 좋아하지도 않아요. 제가 알고 있어서.

그런데도 왜 그렇게 차를 사고 싶냐고 제가 물어봤더니 자기가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테니스를 잘 치면 정말 저 정도가 될 수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고 또 많은 후배들이 자기를 보고 자기의 그런 모습을 보고 따라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기는 일부러라도 정말 고급 승용차를 타고 싶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앵커]
테니스 저변 확대를 위해서라는 의미군요. 지금 상금이 일단 3억 8000정도 확보를 했기 때문에 차를 바꿀 수도 있겠군요.

조코비치 선수 얘기도 해 봐야겠습니다. 테니스 안 좋아하는 사람은 이름은 들어봤을 거예요. 정말 세계적인 선수 아닙니까?

[기자]
페더러를 테니스 황제라고 하고 나달을 클레이코트의 황제라고 하고 노박 조코비치는 무결점 선수입니다. 앤디 머레이 선수와 함께 빅4라고 하는데 이 네 명의 선수가 한 시대에 이렇게 활약하는 게 테니스의 전체적인 역사를 봐도 예전에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고 하거든요.

그만큼 이 네 선수가 테니스판을 10년 넘게 주도를 하고 있는데요. 조코비치는 정말 별명처럼 인간답지 않은 그런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고 굉장히 냉정한 선수입니다.

기록으로 보면 메이저대회에서 12번 우승을 했고요. 특히 이번 호주오픈에서 6번을 우승했는데 2008년 첫 우승 이후에 9년 동안 6번이나 정상에 올랐습니다.

역대 호주오픈 최다 우승 기록도 보유를 하고 있고요. 이 선수가 2014년 7월 이후에 223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습니다.

4년 동안 1위를 했다는 건데 그게 페더러와 나달, 그리고 앤디 머레이 등과 함께 경쟁을 하면서 얻어낸 결과이기 때문에 더 대단하다고 볼 수가 있고요.

누적 상금이 1억 달러가 넘습니다. 1000억 원 이상 테니스를 통해서 벌어들인 선수고요. 몇 십 년 후에 테니스 역사를 기술을 한다면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저는 톱3 안에 분명히 든다고 평가합니다.

물론 이번 경기에서 조코비치 선수의 부상을 얘기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데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후반기에 6개월을 쉬었습니다.

분명 100% 몸상태라고는 볼 수가 없습니다. 앞서서 16강까지 경기를 보면 전성기 90% 가까이는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많은 분들이 평가를 하고요.

조코비치 선수도 굉장히 말을 잘하는 선수인데 어제 경기 이후에 인터뷰를 들어봤습니다.

[앵커]
정현 선수가 벽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넘을 수 없고 힘들었다는 건데요.

[기자]
그런 장면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고요. 특히 굉장히 박빙의 상황에서 타이브레이크 상황이나 정현 선수가 자신의 서브게임을 뺏길 만한 그런 브레이크 상황에서 정현 선수가 정말 놀라운 샷을 많이 보여줬어요.

[앵커]
이걸 받아내나, 이렇게 받아낸 거군요.

[기자]
계속 받아냈고 정말 제 생각에 어제 정현 선수 3세트 같은 경우는 본인이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도 잘 몰랐을 것 같아요.

그만큼 정말 자신의 100%, 120%의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보고. 그걸 아마 조코비치도 느꼈기 때문에 저런 인터뷰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몰입의 순간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제 8강 진출 상대가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가 지금 정현 선수와 마찬가지로 돌풍을 일으키는 선수 아닌가요?

[기자]
네, 정현 선수와 함께 호주오픈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킨 선수인데요. 미국의 샌드그렌이라는 선수입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바로 저 선수입니다.

27살 선수고요. 미국의 선수고 세계랭킹이 97위에 불과합니다. 정현 선수가 58위니까 한참 떨어져 있고요. 프로투어에서는 별다른 성적이 없는 선수예요.

무명에 가까운 선수인데 이번 대회에서 정현 선수만큼이나 정말 놀라운 이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어제 이 꺾은 화면의 왼쪽의 선수가 오스트리아의 도미니크 팀이라는 선수인데요.

세계랭킹 5위에 올라있고요. 지금 제가 아까 얘기했던 빅4 세대를 잇는 차세대 주자 가운데 정현 선수를 꺾었던 즈베레프와 함께 정말 1등으로 꼽히는 그런 선수입니다.

저는 당연히 도미니크 팀과 8강 격돌을 할 보여졌는데 도미니크 팀을 3:2로 물리쳤고 또 2회전에서는 세계랭킹 8위죠.

스위스의 바브린카 선수를 꺾고 올라올 만큼 이번 대회에서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볼 수 있고 어떤 스타일인가 봤더니 어제 도미니크 선수를 상대로 서브 에이스를 20개를 기록했습니다.

서브도 굉장히 좋고 전체적으로 스트로크도 좋고 올라운드형 선수라고 볼 수 있고요. 프로투어에서는 기록이 많지 않지만 챌린지에서 14번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정신적인 멘탈 부분도 굉장히 강할 것으로 보이고요.

다행인 건 2주 전에 정현 선수와 한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시합에 붙었는데 정현 선수가 2:1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니까 2:0이 아니라 2:1이라는 걸 봤을 때도 이 선수가 많이 올라와 있다는 걸 볼 수 있고요. 재미있는 건 이 선수를 꺾고 정현 선수가 4강에 간다면 아마도 상대 쪽에서는 페더러와 베르디흐 선수가 붙는데 페더러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고요.

또 예상해봅니다마는 상상만 해도 즐거운데 페더러를 꺾는다면 결승에서 나달과도 붙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바람 같아서는 다 꺾고 우승까지 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얘기만으로도 가슴이 뛰는데요. 정현 선수의 계속된 승전보 기대해보겠습니다.

이경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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