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가 소중한데..." 아이스하키 대표팀 탈락한 선수의 심경

"1분 1초가 소중한데..." 아이스하키 대표팀 탈락한 선수의 심경

2018.01.22. 오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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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초가 소중한데..." 아이스하키 대표팀 탈락한 선수의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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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남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들)

아이스하키 이민지(26) 선수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앞서 이 선수는 지난 18일 발표된 평창 올림픽 대표팀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지난 20일 이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제는 잃을 것이 없는 제가 목소리를 내볼까 합니다"라면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선수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속해있던 13년간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하기까지 많은 선수의 희생과 노력, 그리고 여자 아이스하키를 생각해주시는 많은 분의 도움과 응원 속에서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느끼며 운동했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어제까지 올림픽이라는 큰 꿈을 꾸며 땀 흘려왔던 선수로서 지금 여자 아이스하키팀에게 닥친 이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 선수는 바뀌지 않을 현실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선수들에게 기사만 보고 욕하는 사람들마저 생기고 있어서 자신이 목소리를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 명단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어떤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당사자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선수는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일팀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있었던 우리 목표를 위해 집중하고 운동에 최선을 다하는 일뿐이었다"고 말했다.

"1분 1초가 소중한데..." 아이스하키 대표팀 탈락한 선수의 심경

또 이 선수는 남북 단일팀 얘기가 나왔을 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정사실화된 이 상황이 믿기지 않고, 불안하고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선수에게는 게임을 뛰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 분이라도 희생하는 게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 심지어 아예 벤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선수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이 상황을 기분 좋게 받아드리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라며 정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 등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선수는 "나의 팀은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고 거기에 속한 동료로서 언니와 동생들을 끝까지 응원하겠다"며 "상황이 안 좋아서 오해하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그는 이 글과 함께 이낙연 국무총리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해) 선수들도 큰 피해의식이 있지 않고, 오히려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는 장면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지자 이 선수는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확정했다. 남북 단일팀에는 남한 선수 23명, 북한 선수 12명, 총 35명이 함께 한다. 북한 선수 12명은 단일팀에서 함께 훈련하되 한 경기에 3명만 뛰게 된다.

"1분 1초가 소중한데..." 아이스하키 대표팀 탈락한 선수의 심경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뉴시스, 이민지 선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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