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훈련 핵심 기록 유출...홈트랙 이점 '무용지물'

봅슬레이 훈련 핵심 기록 유출...홈트랙 이점 '무용지물'

2017.11.04. 오전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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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메달 기대 종목으로 꼽히는 봅슬레이 트랙 기록을 유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홈 경기 이점이 가장 큰 것으로 꼽히는 썰매경기 기록 정보를 참가팀에 제공하면서 남 좋은 일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길이 1,376m, 커브 16개를 가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입니다.

스타트 기록을 얼마나 단축하고, 커브를 얼마나 잘 통과하느냐가 승패를 결정합니다.

주행 경험이 많은 개최국 선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국제봅슬레이연맹은 지난달 올림픽 훈련 참가팀에 봅슬레이 트랙 4개 구간의 훈련 속도 기록을 제공하라고 평창 조직위에 요청했습니다.

월드컵 대회에서도 4개 구간 가운데 한두 개 구간만 제공하는데 모두 공개하라는 전례 없는 요구를 한 것입니다.

국내 봅슬레이연맹과 국가대표 측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출발과 중반, 후반, 도착 기록을 일컫는 4개 구간 기록은 개최국이 가질 수 있는 트랙 정보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4개 구간 속도 기록은 주행 판단의 중요 정보라서 메달 경쟁국이 트랙 공략법을 쉽게 터득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소치 올림픽 당시 러시아는 홈 트랙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장 군인까지 동원해 상대국과 언론의 트랙 접근 자체를 차단했는데, 결국 4인승 2인승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평창 조직위 법무팀도 국제 규정에 대한 법리 검토를 벌였는데, 트랙 기록을 제공해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며 속도 기록 제공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위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난달 26일 훈련 참가팀들에게 4개 구간 훈련 기록을 모두 제공했습니다.

국가대표 측 관계자는 절대 공개돼서는 안 되는 핵심 기록이 넘어간 것이라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기 저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쳤습니다.

자칫 메달 경쟁국들을 돕는 결정이 될 수 있는 석연찮은 조직위의 결정이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명확한 진상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승현[hy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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