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대~한민국' 국민스포츠 감동은 어디로 갔나?

[취재N팩트] '대~한민국' 국민스포츠 감동은 어디로 갔나?

2017.10.11. 오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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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대~한민국' 국민스포츠 감동은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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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축구대표팀이 유럽 원정 평가전 두 번째 경기에서 아프리카의 모로코에 3대 1로 참패했습니다.

모로코가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사실상의 2군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큽니다.

월드컵 개막을 불과 8개월여 앞두고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형원 기자!

말 그대로 참패였습니다. 추석 연휴 러시아전처럼 이번에도 뒷문이 너무 허술했어요.

[기자]
대표팀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모로코의 우사마 탄난 선수에게 2골을 내줬습니다.

수비 조직력이 엉성해도 너무 엉성했습니다.

첫 골은 수비 숫자가 많은데도 개인기에 뚫렸고, 추가골은 수비수들의 실수가 화근이 됐습니다.

대표팀은 전반전 중반까지 모로코의 파상 공세와 소나기 슈팅에 일방적으로 밀렸는데요.

모로코의 결정력이 조금 더 높았다면 두세 골을 더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전반 28분 이례적으로 선수 3명을 바꾸는 조기 교체 작전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후반 1골을 더 내주며 무너졌습니다.

그나마 후반 21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영패를 면했습니다.

이마저도 A매치 데뷔전에 나선 모로코 골키퍼의 실수로 얻은 것이어서 뒷맛은 개운치 못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 대표팀을 압도한 모로코 선수들이 사실상 2진 멤버였죠?

[기자]
모로코는 우리와의 경기에 앞서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최종 예선을 치르고 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전엔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실제로 우리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 모로코 선수들 상당수가 A매치 데뷔전이었습니다.

반면, 우리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행이 예상되는 주축 선수를 중심으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는데요.

그런데도 경기 결과는 물론 내용에서도 모로코에 완전히 압도당하면서 실망과 불안감만 키웠습니다.

[앵커]
원인을 살펴보죠. 이렇게까지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직접적인 이유는 감독의 전술 실패입니다.

한마디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격입니다.

이번 대표팀은 해외파 선수들로만 구성하면서 시작부터 문제를 안고 시작했는데요.

윤석영 선수의 부상으로 측면 수비수가 부족했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윙포워드인 이청용 선수를 윙백으로 기용하는 변형 스리백 전술로 약점을 극복하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됐습니다.

이청용 선수가 수비 부담을 떠안으면서 원정 평가전 두 경기에서 우리 진영 오른쪽이 집중적으로 공략당했습니다.

러시아전에선 그나마 날카로운 패스로 도움 2개를 기록했지만, 모로코전에선 무기력했습니다.

이청용 선수의 수비력이 약하다면 중앙 미드필더의 지원이나 측면 공격수의 전방 압박이 필요한데 이마저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명분도 실리도 찾지 못한 신태용 감독의 전술 실험은 상처투성이 실패로 끝이 났습니다.

[앵커]
신태용 감독은 어떻게 평가했나요?

[기자]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참패를 인정했습니다.

냉정히 따지면 감독인 자신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인정한 뒤 선수들이 이 정도로 몸이 무겁고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모로코전을 통해 선수들 파악을 많이 해 나름대로 약이 됐다면서 다음 달 평가전부터 반전을 시작해 더는 팬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정 2연전을 모두 지면서 신태용 감독은 취임 후 4경기째 첫 승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그나마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서 신태용 감독이 강조했던 무실점 수비가 원정 평가전 2경기에서 7골을 내주며 무너져 공격 수비 할 것 없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습니다.

더구나 러시아나 모로코가 월드컵 본선에서 상위권이 아니라 중하위권 팀으로 분류할 수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은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앵커]
월드컵 개막까지 불과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요?

[기자]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막막한 상황인데요.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이 8개월 정도인데 앞으로 국내파와 해외파가 모두 모일 수 있는 평가전은 다음 달과 내년 3월 두 차례뿐입니다.

12월 일본에서 동아시안컵 대회가 있지만 피파 주관 대회가 아니어서 유럽파 선수들은 제외됩니다.

내년 1월 전지훈련이 있긴 합니다만 이 역시 리그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유럽파 선수들은 합류할 수 없습니다.

결국, 짧은 기간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감독의 역량이 더 중요해졌는데요.

신태용 감독과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팬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지금은 비판과 우려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YTN 이형원[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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