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에 기여할 용의" 침묵 깬 히딩크

"한국 축구에 기여할 용의" 침묵 깬 히딩크

2017.09.14. 오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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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영노 / 스포츠평론가

[앵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입을 열어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한국 축구를 돕고 싶다, 이런 의사를 전달했는데요. 히딩크 전 감독의 긴급 기자회견 소식 잠시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가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히딩크 전 감독 기자회견 내용 들어보셨을 텐데요. 어떻게든 러시아 월드컵 함께 가보고 싶다, 이런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인터뷰]
세 가지로 볼 수 있겠는데요. 하나는 히딩크 감독이 지난해 첼시 임시 감독을 끝으로 현재 맡고 있는 팀이 없는 거고요. 또 하나는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겁니다. 그만큼 한국 축구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지금 위기이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다소 혼선이 있었던 것이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는 내용을 저희 YTN에서도 단독으로 보도해 드렸었는데 축구협회에서는 그런 얘기 들은 적이 없다라고 부인을 했거든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인터뷰]
그게 진실공방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지난 6월에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자마자 항상 귀를 한국 축구 쪽에 열어놓고 있었거든요.
히딩크 감독은. 그래서 히딩크재단이 한국에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을 여러 개 만들어놓고 재단을 통해서 기술고문이나 한국축구대표팀을 맡을 의사가 있다 이런 얘기까지 했는데 돈 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원래 히딩크 감독이 유럽축구나 중국팀 이런 데 맡으려면 200억 안팎이 되는 거거든요, 연봉 기준으로. 그런데 우리나라 대표 감독은 15억 정도거든요.

히딩크 감독도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도 20억이 채 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렇다면 몸값이 문제가 되는데 히딩크 쪽에서는 돈이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15억 정도를 받고서도 맡을 의사가 있다 이렇게 의사를 타진해 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당사자인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그런 일이 없다. 공식, 비공식적으로 나하고 문자라든지 또 전화통화한 일이 전혀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진실공방이 이루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국민적 관심이 상당히 높은 사안이다 보니까 이 부분은 추후에라도 어떤 과정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가 정확히 밝혀질 필요가 있어 보이고요.

물론 신태용 감독도 상당히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는 그런 상황이기는 한데 아무래도 축구대표팀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이다 보니까 히딩크 용병술을 그리워하는 여론은 높아진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하지만 사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는 거거든요. 히딩크 감독이 2002년, 15년 전에는 거의 1년 반 동안을 K리그를 중단하면서까지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은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표팀으로 몰려 있었거든요.

그렇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이 능력도 있었지만 그만큼 환경이 아주 좋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시다시피 신태용 감독도 국가대표 훈련을 3일 정도 하고 게임하고 이틀 정도 하고 게임하고 이 정도 아닙니까?

그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위해서도 내년 5월 한 달밖에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이 없어요. 그러니까 그때와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히딩크 감독이 능력이 뛰어나고 마술 같은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팀 전력을 급격하게 끌어올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히딩크 전 감독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감독이 아니라도 어떤 자리든 맡겠다, 이런 의사를 밝혔다고 하는데 혹시 감독이 아니라면 어떤 형태로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인터뷰]
바로 그게 정답이에요. 이번에 우리가 10월 초에 튀니지와 러시아 두 경기를 갖잖아요. 그런데 러시아에서 평가전을 갖는 것은 전세계 모든 축구팀들이 원했던 겁니다.

왜냐하면 내년에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러시아 현지에서 러시아와 평가전을 갖기를 바라는데 이게 거스 히딩크 감독이 중재에 나서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10월 초에 러시아와 평가전을 가질 수 있게 한 겁니다. 이게 바로 히딩크 감독의 위력이거든요.

그러니까 2018 러시아 월드컵 때도 신태용 감독 체제를 유지하면서 히딩크 감독은 기술고문 또는 전력분석, 그러니까 우리와 12월에 조편성이 되거든요. 그러면 우리와 같은 조가 3팀이 나올 것 아닙니까?

그러면 히딩크 감독이 누구보다도 우리와 상대할 3팀의 전력을 잘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또한 전력 분석관과 기술감독, 기술고문 이 정도 역할이면 아마 신태용 감독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바로 그점이 지금 현재 우리 한국축구 팬들이 원하는 그림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감독을 맡는 것은 여러 여건상 지금 신태용 감독이 있고 이미 또 9번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켰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앵커]
많은 축구팬들이 마음이 답답하고 월드컵이 코앞이다 보니까 히딩크 감독 와서 우리 다시 한 번 기적 이뤄보자, 이런 마음도 있는데 이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시는 거군요?

[인터뷰]
그렇죠. 히딩크 감독이 스리백을 위주로 해서 3-4-3, 3-5-2. 그리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 위주, 이런 식으로 해서 축구를 15년 전에 일단 4강까지 올리는 데 성공을 했거든요.

지금은 축구도 많이 달라졌고 우리나라 선수들의 체력 조건도 많이 달라졌고 유럽파도 그때는 안정환 선수 한 명밖에 없었는데 지금 유럽파들도 많아졌고 해서 그때와는 환경이 많이 다르거든요. 히딩크 감독이 맡는다고 해도 신태용 감독보다 낫다는 그런 보장이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끝으로 간략하게 히딩크 감독 같은 경우에는 굵직굵직한 경력도 많고 또 부르는 곳도 꽤 많다 이런 얘기도 들리는데 한국 축구에 대해서 이렇게 깊은 애정이 남게 된 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을 맡기 전에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네덜란드를 4강까지 끌어올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5:0으로 한국을 이겨서 차범근 감독을 중도하차시켰는데 그다음에 한국을 4강 또 호주를 16강까지 올려놓고 그다음에 유럽의 첼시라든지 명문팀을 맡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한국처럼 축구 변방에 있는 나라를 월드컵 4강까지 올려놓은 것은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겁니다. 그만큼 히딩크 감독도 자신의 업적 가운데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을 4강에 올려놓은 것을 가장 큰 업적으로 보고 있고 당시에 축구 성적뿐만 아니라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까지 부여를 했고 영웅적으로 대우를 해 줬거든요.

아마 그 정도면 전 세계 스포츠인 가운데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만큼 영웅 대접을 받은 사람이 아마 없을 거예요. 그래서 본인도 한국 축구팬들에 대한 사랑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자신이 그때 엄청난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본인도 또 한국에 대한 사랑, 한국 축구에 대한 사랑이 아마 남다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앵커]
2002년에 히딩크 전 감독이 잠시 이별이다. 언젠가 돌아오겠다 이런 말을 남겼었는데 어떤 형태로 한국과의 인연이 더 이어지게 될지 이 부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기영노 스포츠평론가였습니다. 전화 연결 고맙습니다.

[인터뷰]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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