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한국 축구, 이란 덕분에 월드컵...반성 필요"

[신율의출발새아침] "한국 축구, 이란 덕분에 월드컵...반성 필요"

2017.09.06.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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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한국 축구, 이란 덕분에 월드컵...반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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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9월 6일 (수요일)
□ 출연자 : 신문선 명지대 스포츠기록분석학과 교수

-팬들, 월드컵 진출에도 한국 축구에 불안감
-한국 월드컵 진출, 이란과 시리아 무승부로 인한 결과
-예선 때 보인 경기력, 한국 축구에 많은 숙제 남겨
-슈틸리케 감독 경질...신태용 감독 엄청난 부담감
-지난 두 경기, 신 감독에 신뢰가긴 어려워
-우즈베키스탄 약점, 후반 이후 노장 선수들 체력저하
-후반전, 구자철 선수 교체투입 후 경기 살아나
-현대 축구, 상대가 아닌 속도, 시간과의 경쟁
-신태용 감독, 손흥민 선수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숙제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어제 대한민국 축구팀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습니다. 아시아최종예선 A조 10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는데요. 이로써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자, FIFA 가맹국 가운데 세계 6번째 대기록입니다. 소기의 성과는 이뤘습니다. 하지만 경기력 면에선 아쉬움이 있는 평가도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명지대학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신문선 교수, 전화연결해서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신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신문선 명지대 스포츠기록분석학과 교수(이하 신문선): 안녕하세요, 신율 교수님.

◇ 신율: 어제 경기 보셨어요? 당연히 보셨겠죠. 저는 일찍 자느라고 못 봤어요.

◆ 신문선: 그럼요. 잠 한 잠 못 자고 지금 분석해서 이 경기 전에 미디어 분들에게 프리뷰를 하는 시간을 가졌었거든요. 그래서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팀컬러나 주요 선수들, 전체적인 특성, 이런 것을 갖고 학교 세미나실에서 많은 기자 분들이 오셨어요, 한 25분이 오셨으니까. 심층 분석을 해서 ‘완전정복 우즈베키스탄’이라는 주제로 저희들이 세미나 형식으로 발표를 했었는데요. 분석적으로 오전에까지 작업을 해서 리뷰 성격의 글을 작성해서 언론사에 지금 보도자료를 제공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교수님. 어제 경기 어떻다고 평가하십니까?

◆ 신문선: 지금 오프닝 멘트 하신 그대로예요. 월드컵 본선 티켓은 땄는데 축제 분위기는 아니더라도요. 이것은 축하할 일인가, 또는 그렇지 않으면 기분이 좋은, 이런 느낌이 아니라 뭔가 화장실은 갔다 왔는데 뒤가 불편한 마음? 이런 거죠. 그러니까 한국 대표팀이 최종예선 시작해서 중간에 감독까지 경질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는데요. 신태용 감독으로 바뀌고 나서 두 경기를 시키지 않았습니까? 이란과 홈경기에서도 무득점, 그리고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도 무득점을 기록하면서 월드컵 티켓은 따기 했습니다만 결국 이란이 시리아를, 시리아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얻은 결과이고, 또 내용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팬들의 입장에서 결코 월드컵 티켓은 땄다고 하더라도 한국 축구의 불안함에 상당히 마음이 밝지를 못하다, 가볍지를 못하다는 이러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신율: 그게요, 교수님. 이란하고 시리아도 무승부였잖아요. 결국 ‘결론적으로 이란 덕분이다’라는 자조섞인 얘기도 나오거든요.

◆ 신문선: 그렇죠. 사실 어제 같은 시간대에 경기를 했는데 시리아가 먼저 골을 넣었어요. 그 시간대에 대한민국은 우즈베키스탄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전반 내내 골대도 얻어맞고 그리고 상당히 시달리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팬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대한민국 축구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에서 경기를 볼 수밖에 없었던 불만이 팽배했었고요. 다행히 이란이 2:1로 역전이 됐었는데, 이 역전을 시키면서 그리고 후반전에 대한민국이 다소 나아진 경기력을 보이면서 경기를 주도했었는데, 경기 막판에 시리아가 동점골까지 터뜨리면서 또 2:2 무승부가 됐고 대한민국은 결국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0:0으로 끝났습니다만 경기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월드컵 본선에 가기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 ‘과연 던전에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불만, 그리고 많은 숙제를 안긴 그런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신율: 교수님이 보실 때 신태용 감독은 어떻다고 평가하십니까?

◆ 신문선: 사실은 단 두 경기를 갖고 이야기를 하기에는 상당히 어렵죠. 신태용 감독을 논하기에 앞서서 저는 이런 문제를 제시하는데요. 사실 월드컵 지역예선 3년여 시간동안 월드컵에 출전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들은 월드컵 최종예선전 이전에 치러지는 1차·2차 예선을 통해서 담금질에 들어가서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겪거든요. 그런데 대한민국은 최종예선전에 와서 사실 경기력에 대한 많은 불안, 그리고 슈틸리케에 대한 신뢰의 문제, 이런 것으로 인해서 감독이 중도경질 됐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신태용 감독이 결국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할 정도의 막중한, 그다음 부담 있는 그런 시기에 대표팀 감독을 맡았기 때문에 이 두 경기에서 사실 소방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저는 이렇게 보거든요. 선수들을 달래고 또 그리고 상대에 대한 전략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거죠. 그리고 훈련을 시킬 수 있었던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했고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이 살얼음판과 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살얼음판의 경기는 어제 우즈벡과 경기 전반에 반영이 됐고, 그리고 이란과의 경기에서도 교체작전의 실패, 그리고 전술적인 안정들의 불안감.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앞에 팬들에 대한 신뢰가 전체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앞서 제가 전제를 했듯이, 월드컵 티켓은 따긴 했습니다만 향후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본선에 앞서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될지에 대한 더 많은 숙제와 과제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고요. 또 한 가지 분명히 짚고 갈 것은 지난 브라질 월드컵 때도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로 이어졌던 그런 역사가 있었지 않습니까? 이러한 감독 교체에 따른 부담이 결국은 월드컵 본선에 가서 국민적 질타를 받는 대실패로, 대재앙으로 나타났었는데 이러한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됐다는 것은 결국 협회행정에 대한 과오가 아닌가. 이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대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신율: 그리고 물론 두 경기 가지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신문선 교수님께서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그래도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에 신태용 감독 축구가 슈틸리케 감독 축구하고 비교했을 때 조금 달라진 부분은 있습니까? 전문가로서 볼 때.

◆ 신문선: 분명히 있죠. 이란과 경기에서 드러난 데이터를 보면 대한민국 팀은 슈틸리케 팀보다 공격으로 전개하는 직선패스가 많이 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또 대한민국의 전체적인 경기패턴은 횡패스보다는 상대 수비 진영 쪽으로 전개되는 패스에 동원 패스가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거든요.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를 한 마디로 집약하면 ‘점유율 높은 축구’를 이야기할 수 있고, 점유율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은 횡패스와 백패스가 워낙 많다 보니까 상대 수비가 모두 성으로 들어가서 지키는 상황에서 공격을 하다 보니까 볼을 넣지 못했고 답답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거거든요. 신태용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 전체적인 전술적인 것을 확 바꿀 순 없었지만 두 경기를 통해서 대한민국은 일단 상대 진영 쪽으로 빨리 가고자 하는 공격패턴의 변화를 볼 수 있었고요. 그리고 어제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도 전반전에는 상대의 압박에 상당히 시달리면서 밀리긴 했습니다만 후반 중반 이후에 대한민국은 염기훈 선수를 교체하고 구자철 선수가 들어가고 나서 상대 골문 쪽에서 많은 찬스를 만들었던 것은 공격에 대한 전술적인 변화, 그리고 앞서 전제했던 좀더 빠른 공수전환에 대한 시도, 이런 것들이 반영이 돼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전개과정은 슈틸리케 때보다 많이 개선된, 그런 특이점은 발견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앞서 제가 말씀드렸듯이 이 두 경기 갖고 신태용 감독을 평가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부임 전까지 불과 몇 개월 남지 않았습니다. 이 기간 동안 선수들에 대한 선발, 그리고 훈련, 그리고 평가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신태용 감독이 지금 슈틸리케 감독이 장시간 했던 이런 전술적인 부분들을 확 바꾸는 데 과연 이것이 많은 전문가나 미디어들이 이 두 경기를 통해서 신태용 감독에게 ‘믿을 수 있다’ 그리고 확 이런 신뢰감을 주기에는, 일단 이 두 경기에 대한 평가에서는 다소 아쉬웠다는 점도 분명히 두 경기를 통한 그림자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신율: 선수들 컨디션이나 선수들 명단, 교체 타이밍, 이런 것은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신문선: 이란전에는 사실 많은 문제가 있었죠. 이해는 합니다. 신태용 감독이 6만 명이 넘는 대관중 속에서, 그리고 흔들리는 대표팀을 맡아서 하다 보니까 신태용 감독 스스로가 긴장되고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보니까 교체 작전이 사실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난을, 또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어제의 경기에서는 다행히 후반전에, 특징적으로 분석을 하면 어제 전반전에 3백을 가동했는데요. 4백을 가동했던 것이 대한민국 축구였는데 3백을 가동해서 장현수 선수를 수비의 중심에 놨거든요. 그런데 장현수 선수가 전반 중반에 부상으로 빠지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위험에 몰리고 굉장히 위급한 상황이었는데, 결국 장현수 선수가 교체되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교체를 하려고 했는데 결국은 어떻게 보면 부상에 따른 교체 아니었습니까? 그러면서 교체가 되면서 정우영 선수를 끌어내리고, 그리고 이근호·염기훈 선수를 교체투입을 하는, 또 구자철 선수를 교체투입했는데 이후부터 경기가 살아났어요. 그리고 제가 프리뷰 때 우즈베키스탄을 분석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가장 큰 약점은 후반 중반 이후에 노장 선수들이 상당히 많거든요. 한국에 있었던 제파로프나 게인리흐나 이런 선수들이 30을 훌쩍 넘긴 선수들이기 때문에 전반 초반부터 한국을 몰아치기 위해서 체력전으로 경기하면서 드러났던 체력저하 문제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아주 좋은 기회로 연결되면서 후반에 이동국 선수라든가 손흥민 선수가 단독 찬스에 의한 볼찬스까지도 연결되는 그런 기회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골을 터뜨리지 못했죠. 크로스바를 때렸고 그리고 결정적인 손흥민 선수의 골 기회는 골문을 벗어나는 슈팅으로 연결이 됐습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 손흥민 선수 말씀하셨는데 손흥민 선수·황희찬 선수, 이런 선수들은 소속 팀에선 펄펄 날던데 말예요. 그런데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한 것 같다는 평가가 많은데, 왜 그럴까요?

◆ 신문선: 세계적인 슈퍼스타인 메시 선수 있지 않습니까? 메시 선수가 스페인 리그에서는 펄펄 나는데 아르헨티나 대표팀으로만 가면 사실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해서 세계적 언론의 관심이 됐었죠. 그것도 하나의 지금 신율 교수께서 질문하신 것에 대한 대답일 텐데요. 예를 들어서 토트넘에서 경기를 할 때는 그 동료 선수들이 손흥민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주는 상황을 만들어서 손흥민 선수가 결정적인 쐐기를 박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그런 플레이를 펼치게 해주는데, 지금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오게 되면 토트넘은 굉장히 직선적인 플레이를 하는 팀컬러를 가지고 있는데, 슈틸리케 감독 시절에는 횡패스 하니까 상대는 다 이미 들어가 있잖아요. 거기다가 손흥민 선수는 아시아 무대에선 슈퍼스타거든요. 상대는 이중삼중으로 손흥민 선수를 견제하죠. 손흥민 선수가 그런 상황에서 토트넘에서 뛰듯이 번쩍번쩍하는 활약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거거든요. 신태용 감독의 고민, 그리고 신태용 감독에게 주어진 과제도 바로 그 부분입니다. 손흥민 선수를 어떻게 날카로운 칼, 또 창으로 만들어서 그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법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현대 축구에서 추구하고 있는 가장 큰 주제는 뭐냐면 ‘공수 전환의 속도 배가’입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현대 축구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경쟁이다, 시간과 싸움이라고 얘기하는 거거든요. 축구과학자들이 얘기하는 이 부분은 바로 신태용 감독의 과제이자 손흥민 선수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숙제라고 저는 이렇게 정리를 합니다.

◇ 신율: 우리나라 축구 팬들이 잘 하는 말이 두 가지가 있죠. 하나는 ‘경우의 수’, 맨날 우리 경우의 수 기사 나고. 두 번째는 뭐냐면 조 추첨 하면 ‘죽음의 조다’ 이런 얘기 많이 하는데 조 추첨은 언제 있습니까?

◆ 신문선: 조 추첨은 최종 예선전이 다 종료가 돼야 하는데요. 아직 대륙 간 예선전이 진행되고 있고요. 지금 아시아 쪽에서 A·B조의 3위 팀들은 플레이오프전을 치르게 됩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전을 치러서 대륙 간 선발된 플레이오프 결정된 팀 간에 마지막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아마 연말 또는 연초가 되면 최종예선 팀들이 모두 결정되고 나서 조 추첨이 이루어지게 되죠. 그렇게 되면 본선에 대한 분명한 타깃이 설정이 되고 거기에 대한 조직적인 훈련이 뒤따르게 되는데요. 이번 최종예선전을 통해서 저희가 내린 결과는 딱 하나입니다. 한국축구는 게걸음으로 가고 있거나 후퇴하고 있고, 아시아 대륙의 경쟁국가에 있는 다른 나라들은 지금 바삐 뛰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죠. 이제 월드컵 최종예선 통과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라 이번 최종예선전을 통해서 상당히 우리가 쫓겼고 감독까지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대한민국 축구에 대한 로드맵을 다시 한 번 정비를 해야 되고 축구인들, 특히 대한축구협회는 대오각성을 해서 대한민국 축구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비전과 더불어서 반성도 필요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이번 최종예선전, 앞서 말씀드렸지만 티켓은 땄지만 마음이 무거운 것은 비단 저뿐이 아니라 많은 팬들과 미디어들의 생각이 아닐까. 이렇게 정리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신율: 교수님, 이거 분석하시느라고 뛰지도 못하셨겠네요. 조깅 맨날 하시는데, 지난번에 학교에서 보니까.

◆ 신문선: 저도 뛰질 못했어요. 바로 수업 있어서 학교 가야 합니다.

◇ 신율: 그렇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문선: 감사합니다, 신 교수님.

◇ 신율: 지금까지 명지대학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신문선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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