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인공지능 알파고, 바둑계 완전 정복하고 은퇴

[뉴스인] 인공지능 알파고, 바둑계 완전 정복하고 은퇴

2017.05.29. 오후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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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 인공지능 알파고, 바둑계 완전 정복하고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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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마지막 대국 중 커제 9단이 갑자기 자리에서 10분간 사라졌습니다.

돌아온 커제 9단의 두 눈은 젖어있었는데요.

커제 9단의 아버지는 아들이 화장실에서 울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 바둑 1위를 울린 알파고는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을 이기기는 힘들 거다, 이런 인간의 자신감은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이미 깨졌죠.

지난해 3월 9일, 인공지능과 인간의 첫 대국.

이 세기의 대결 시작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알파고.

설마 설마했던 알파고의 실력은 예상보다 더 대단했습니다.

알파고의 강한 공세에 결국 이세돌 9단은 대국 시작 3시간 30분 만에 돌을 던졌고요.

그렇게 첫 대결은 알파고의 승리였습니다.

컴퓨터가 인간을 넘어서자 참 복잡미묘한 감정을 안겨줬었지요.

[이세돌 / 프로 9단 (지난해 3월) : 사실 진다고 생각 안 했는데 이렇게 돼서 너무 놀랐고요. 오늘 바둑을 말하면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초반에 이렇게 완벽하게 바둑을 둘 줄 몰랐고요. 정말 놀랐고요. 저는 알파고를 만든 두 분, 나머지 프로그래머에게 깊은 존경심을 전하겠습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다섯 번의 대결에서 1승을 거두는 데 만족해야 했는데요.

그 후로 알파고는 점점 더 진화했습니다.

올해 초 인터넷 대국 60판에서 모두 승리했고요.

이번 커제 9단과 세 번의 대국에서도 모두 승리.

게다가 중국의 프로 바둑 기사 최강자 5명이 힘을 합친 이른바 연합군도 물리쳤습니다.

68승 1패. 알파고의 전적입니다.

이 중 1패는 이세돌 9단에게 무릎 꿇은 전적이죠.

이세돌 9단은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한 '처음이자 마지막 인간'으로 남게 됐습니다.

흔히 바둑을 잘 두기 위해선 수 읽기, 직감, 평정심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합니다.

'감정'이 있는 인간이 아무런 미동도 없는 알파고를 상대하기 어려운 점이었을 겁니다.

[커제 / 중국 프로기사(9단) : 평정심을 되찾고 보면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순간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알파고의 새로운 수에 흔들리지 않는 감정 대응력을 키우는 게 앞으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대결을 펼친 바둑 기사들을 놀라게 한 알파고의 기량은, 알파고가 스스로의 선생님이 돼 수백 번의 훈련을 거친 끝에 완성된 겁니다.

알파고는 바둑계를 떠나지만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셀프 대국' 기보를 공개하며 바둑계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알파고의 등장과 충격적인 승리는 기술 발전에 대한 경외감을 가져다줬습니다.

하지만 대결 중 담배를 태우는 이세돌 9단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인간 대표의 중압감,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웠을 커제 9단의 뜨거운 눈물.

사람들은 세기의 대결이 남긴 이 두 장면을 더 가슴 벅차게 기억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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