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압도한 '알파고'...바둑의 지평 넓히다

인간 압도한 '알파고'...바둑의 지평 넓히다

2017.05.27. 오후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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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공지능 알파고가 커제 9단과의 최종 대국에서 불계승을 거두며 3전 전승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대회 모든 대국에서 빈틈을 보이지 않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는데요.

인간을 압도하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요?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알파고는 대국 내내 파격적인 수로 커제 9단을 비롯한 인간 최고수들을 고민에 빠뜨렸습니다.

세계 대회 우승자 5명으로 구성된 드림팀도 알파 고의 창의성 앞에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마치 인간 최고수들에게 틀을 깨고 나와 자유롭게 돌을 놓으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구리 / 중국 프로기사(9단) : 알파고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수를 둘 때가 있습니다. 알파고가 말을 한다면 그 정도밖에 못하냐고 저를 혼낼 거 같습니다. 알파고가 말을 할 수 없어 정말 다행입니다.]

상대를 의식하고 긴장과 불안을 느끼는 인간의 미묘한 감정도 완패의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알파고의 신묘한 수에 평정심을 잃으면서 자신만의 바둑을 두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른바 멘탈 붕괴론입니다.

[커제 / 중국 프로기사(9단) : 평정심을 되찾고 보면 알파고를 이길 수 있는 순간이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알파고의 새로운 수에 흔들리지 않는 감정 대응력을 키우는 게 앞으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알파고는 상대의 수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냉정하게 돌과 돌 사이의 효율성을 따집니다.

자신의 엷은 곳은 지키고 상대의 엷은 곳은 공격하는 바둑의 기본 원칙을 충실히 따릅니다.

초반 포석 단계에서 이른바 두터움, 즉 안정성을 추구하는 인간이 알파고에 밀리는 원인입니다.

[박정환 / 프로기사(9단) : (알파고의) 포석을 따라 하는 건 당연시 될 거 같고 앞으로도 많이 (알파고의) 포석이 애용될 거 같아요.]

바둑의 신이라 불릴 만큼 더 강해진 알파고는 정체돼 있던 인간 바둑의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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