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껍질을 깨고 정상을 보다

정상은, 껍질을 깨고 정상을 보다

2017.04.18. 오후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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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탁구 아시아선수권에서 정상은 선수가 세계 1위 마룽을 꺾고 은메달까지 획득했는데요.

벼랑 끝에 몰렸던 상황에서 스스로 갇혀 있던 편견의 벽을 깨고 나와 천재성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경재 기자입니다.

[기자]
아시아 선수권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 날, 하루도 쉬지 못하고 코리아오픈에 출전했지만 여전히 몸은 가볍습니다.

일본의 간판 유망주 오이카와에게 거침없는 드라이브 공격을 퍼부어 4대 1로 완승을 거뒀습니다.

아시아 선수권에서 세계 1위인 중국의 마룽을 비롯해 강호들을 연파하고 은메달을 따낸 실력과 기분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정상은 / 탁구 국가대표 : 아마 이번 대회 끝나고 긴장감 좀 풀리면 그때 실감이 슬슬 올 것 같은데, 아직 실감 안 나고, 그냥 기뻐요.]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난 조선족 출신으로 2005년에 귀화한 정상은은 2년 뒤 세계 주니어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한 이후 크게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탄탄한 기본기와 기술은 누구나 인정했지만 중국과 달랐던 훈련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자신을 귀화선수라는 편견의 벽에 가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에이스 정영식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대신 출전해 행운을 꿈같은 순간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정상은 / 탁구 국가대표 : 제가 이겨내면 지금처럼 올라오는 거고, 그때는 이겨내지 못했으니까 차별의식 그런 것보다 제가 잘하면 되는 거고, 제가 꾸준히 그냥 열심히 잘하고 성적 잘 내면 괜찮다고 봅니다.]

껍질을 벗어던진 나비처럼.

마음도 실력도 한층 성숙해진 정상은이 세계 정상을 향해 힘찬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YTN 이경재[lkja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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