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눈물의 애국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눈물의 애국가

2017.02.24. 오후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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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눈물의 애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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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힘차게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애국가가 울리는 빙판 위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입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꺾었습니다.

7전 7패, 아시아의 강팀 중국은 지금껏 우리 선수들에게는 넘기 힘든 만리장성이었습니다.

어제 중국과의 경기.

정규 60분, 연장 5분의 혈투 속에서도 무승부, 승리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축구에서 승부차기를 하는 것과 같은 슛 아웃에서 승부를 봐야 했는데요.

9번째 슈터까지는 접전이었습니다.

10번째 상대 슈터의 골을 수문장 신소정 선수가 막아내면서, 승리를 위해선 단 한 골만 필요한 상황.

마침내 우리나라 10번 째 슈터 박종아 선수가 날린 골.

중국의 골망을 뒤흔들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국내 여자 아이스하키는 말 그대로 불모지입니다.

프로팀, 실업팀 그리고 대학팀 모두 없습니다.

그러니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팀은 오직 이 국가대표팀 한 곳뿐인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 대부분이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업·생업과 아이스하키를 병행하면서 스틱을 잡고 있는 겁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스하키를 했거나 쇼트트랙에서 전향해 빙판과 익숙한 선수들도 있지만 피아노를 전공한 음대생, 의대 대학원생, 공대생까지 정말 아이스하키가 좋아서 제 발로 찾아온 선수들도 있습니다.

열정으로 똘똘 뭉칠 수밖에 없겠죠.

이 열정은 영화로 다뤄지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개봉한 '국가대표2'가 바로 이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체계적인 훈련도 받지 못해 처음엔 오합지졸 같았던 선수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후 미국인인 새러 머레이 코치가 부임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 성적은 4위로 메달은 아쉽게 무산됐습니다.

그래도 7전 8기의 승리.

'빙판 위의 우생순'이라고 할만한 순간이죠? 그런데 선수들은 이 말을 아껴두고 있습니다.

이제야 가능성을 보여줬을 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다음"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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