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류현진' 평가 받던 유창식도 '승부 조작'

'제2의 류현진' 평가 받던 유창식도 '승부 조작'

2016.07.25. 오전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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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호 / 스포츠평론가

[앵커]
프로야구 승부조작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아 투수 유창식 선수가 2년 전 한화에서 뛰던 당시 승부조작을 했다고 자진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KBO로부터 이 사실을 통보받고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데요. 스포츠평론가 최동호 씨를 연결해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유창식 선수 하면 제2의 류현진으로까지 평가받으면서 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선수인데 이런 선수도 승부조작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합니다. 먼저 유창식 선수의 승부조작 어떻게 이루어진 건가요?

[인터뷰]
유창식 선수가 현재는 기아 소속인데요. 2014년 한화 소속이었을 때 2014년 4월 1일 삼성전에서 1회에 일부러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을 했습니다. 그리고 승부조작의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5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거든요.

그러니까 지난주에 발생했던 문우람 선수 같은 경우에는 먼저 브로커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했지만 유창식 선수 같은 경우에는 브로커로부터 제안을 받고 승부조작에 응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많은 분들은 알고 계시겠습니다마는 그래도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져주는 건 아니고 볼넷 4개만 던져도 이게 조작을 할 수 있는 겁니까?

저는 그게 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볼넷 4개가 승부조작이 됩니까?

[인터뷰]
볼넷 4개만 주는 것이 직접적으로 승부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단언하기도 힘들지만 승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힘듭니다.

왜냐하면 야구의 특성상 볼넷 하나가 그 뒤 타자에게 안타를 얻어맞거나 야수 실책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곧바로 실점 기회로 이어지거든요.

그러니까 투수가 볼넷 하나로 주자를 내보내고 난 뒤에 다음 타자를 삼진으로 잡겠다, 아니면 뜬공으로 잡겠다,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 거죠.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는 볼넷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볼넷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지난주에 발생했던 문우람, 이태양 선수 사건에서도 이태양 선수가 4차례 승부조작을 시도했었거든요. 4차례 승부조작을 시도해서 다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두 번은 실패했기 때문에 이처럼 뒤집어서 얘기하면 볼넷 하나도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볼넷을 투수가 던진다 하더라도 아주 눈에 띄게 고의사구 정도가 아니면 고의사구는 눈에 띌 거 아닙니까?

고의사구를 할 상황이 아닌데, 볼넷을 주면. 그런데 교묘하게 볼넷으로 포볼로 내보내려면 그걸 타자가 쳐버리면 승부조작이 안 되는 거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그런데 1회에 볼넷이 자주 나오는 경우가 경기 상황만으로 보면 이거 승부조작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판단하기가 힘들거든요.

전부 다 정황에서 제보를 받아서 수사에 들어간 건데 예를 들어서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뛰고 있었던 류현진 선수 같은 경우에 특히 유난히 1회에 볼넷이 많고 1회에 실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와서 몸이 풀리기 전에 1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때문에 경기 상황만 보고서 승부조작이다 아니다 이걸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 승부조작을 적발해내기가 쉽지 않은 거죠.

[앵커]
그리고 제가 궁금한 건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이 경기에서 이긴다, 진다만 내기를 하는 게 아니라 1회에 볼넷이 나온다, 안 나온다 이것 갖고도 도박을 한다면서요?

[인터뷰]
그래서 승부조작, 그러니까 좀더 근본적으로 말씀드리면 스포츠를 두고 베팅을 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의 범죄 수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치밀해지는 겁니다.

예를 들면 어느 팀이 이기고 진다 뿐만 아니고 1회에 어느 팀이 먼저 볼넷을 내주느냐, 어느 팀이 먼저 안타를 치느냐 4회까지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양팀의 득점이 6점을 넘어가느냐 못 넘어가느냐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베팅을 유도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다양한 방식의 베팅이 등장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좀더 재미를 줘서 베팅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늘리려고 하는 거고요.

또 하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승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서 승부조작의 감시의 눈초리를 피하려고 하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교묘해지고 또 승부를 걸 수 있는, 그러니까 베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 개 만들려고 하니까 결국 볼넷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를 갖고도 베팅을 하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유창식 선수가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 상당히 유망주였고 계약금이 당시에 7억, 2014년도 연봉은 6400이었습니다. 이런 선수가 500만 원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요?

[인터뷰]
참 안타까운데요. 신인 드래프트에서 계약금 7억 원을 받을 정도였고 또 고등학교 졸업 당시에 메이저리그 팀으로부터도 입단 제의를 받았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면 홀어머니가 혼자 한국에 남아 있기 때문에 어머니 때문에 미국으로 가지 않고 국내에 남아 있을 정도로 마음도 착했던 선수였거든요.

그런데 왜 승부조작까지 들어갔느냐. 유창식 선수 같은 경우에는 브로커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유창식 선수 본인 스스로가 볼넷 하나쯤은 티가 나지 않을 것이다. 승부조작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요. 또 브로커로부터의 유혹이 그만큼 교묘했고 치명적이었고 교활했다라고도 볼 수 있겠죠.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과거에 박현준, 김성현 그리고 이번에 적발된 이태양, 유창식. 다 투수거든요. 유독 투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인터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승부조작을 시도한다고 100% 성공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타자는 실패할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안타를 치려고 해도 안타를 못 칠 때도 많이 있겠죠.

타자보다는 투수가 볼넷을 내주거나 실점을 내주는 것이 훨씬 더 확률적으로 높기 때문에 타자나 야수 쪽보다는 투수들에게 승부조작 제안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 거죠.

[앵커]
이번에 유창식 선수 같은 경우는 자진신고를 했어요. 적발이 되는 경우와 자진신고를 하면 어떤 게 다른 거죠? 예를 들어서 징계를 감경해 주겠다는데 선수 입장에서는 야구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겁니까, 어떻게 다른 거죠, 자진신고는?

[인터뷰]
지난주에 문우람, 이태양 선수 사건이 발생해서 KBO가 재발방지책을 발표했는데 그 재발방지책 중에 징계 경감을 전제로 해서 자진신고 기간을 설정한 겁니다.

그래서 유창식 선수가 자진신고를 했고요. 징계 경감은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KBO에서 징계는 주되 지금까지처럼 영구제명은 하지 않겠다 이렇게 전제조건을 달았거든요.

그래서 유창식 선수 같은 경우에는 경찰수사가 들어갔으니까 경찰수사가 결론이 나는 대로 실정법에 따른 형벌을 받고 추가적으로 KBO에서도 징계가 있을 겁니다.

있을 건데 자진신고했다는 것을 감안해서 적절한 시기가 되면 징계를 풀어주고 마운드에 복귀할 기회를 주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이 되고 있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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