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하늘색 줄무늬의 저주' 못 푼 메시

[인물파일] '하늘색 줄무늬의 저주' 못 푼 메시

2016.06.28.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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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천재 메시가 그라운드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승리의 기쁨의 익숙한 메시.

하지만 이번엔 슬픔과 아쉬움을 담은 통한의 눈물이었는데요.

어떤 사연일까요?

2016 코파 아메리카.

남미 축구 국가 대항전에서 메시의 아르헨티나가 칠레와의 결승전에서 패했습니다.

0대 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2대 4로 아쉽게 졌는데요.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메시는 경기가 끝난 후, 더는 대표팀에서 뛰지 않겠다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리오넬 메시 /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 저는 더는 국가대표로 뛰지 않겠습니다. 이번 경기까지 결승전만 네 번 뛰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에는 무려 28번의 우승컵을 안긴 해결사 메시, 하지만 유독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지독하리만치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가리켜, 팬들은 '하늘색 줄무늬의 저주'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메시도 이를 의식했는지, 미신의 힘을 빌려보기도 했습니다.

파나마와의 조별 예선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좋은 기운을 유지하겠다며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건데요.

우승컵을 손에 넣기 전까진 면도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비껴가고 말았습니다.

현존하는 최고 선수로 꼽히는 메시의 라이벌은 '과거의 전설' 펠레와 마라도나입니다.

하지만 펠레가 월드컵 3회 우승, 마라도나가 월드컵 1회 우승을 차지한 반면, 메시는 무관에 그치고 있죠.

메시가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 뿐인데요.

이대로 은퇴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없겠죠.

메시의 은퇴를 만류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마크리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계속해서 세계 최고의 선수를 지켜보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고 쓰면서 '가지마 메시'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이기도 했고요.

팬들도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와 메시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가 회복하기 위해선 메시의 대표팀 합류가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결승전 무득점과 승부차기 실축으로 또 한 번 눈물을 삼킨 메시, 많은 사람들의 기대처럼 심기일전하고 대표팀 은퇴 선언을 번복할지 축구천재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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