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 장하나·기권한 전인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우승한 장하나·기권한 전인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2016.03.07. 오후 2: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장하나 선수가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뒷말이 무성합니다.

라이벌, 전인지 선수의 기권 때문인데요.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회 참가를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한 전인지 선수, 공항에서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합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뒤따라오던 여행객이 놓친 가방에 부딪혀 엉덩방아를 찧은 건데요.

현지에서 MRI를 찍어봤더니 꼬리뼈 주변 근육이 미세하게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고, 결국 대회 출전을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가방의 주인이 장하나 선수의 아버지였습니다.

장하나 선수 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장하나가 공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신발 끈을 묶었고,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가 잠시 한눈파는 사이 가방이 미끄러져 내려갔다는 겁니다.

당시 미안하다고 말한 뒤 헤어졌고, 전화로도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인지 선수의 설명은 조금 다른데요.

팬 카페에 남긴 글을 통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장하나 측의 해명만으로 마음이 풀렸다며, 이미 훌훌 털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전 선수의 아버지는 한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형사 고발하라는 얘기도 있지만, 딸의 미래를 위해 참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사건이 양측의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이유는 리우 올림픽행 티켓 때문이기도 합니다.

올림픽 출전권은 7월 11일 자 세계 랭킹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원래 한 나라에서 두 명씩 출전할 수 있지만, 세계랭킹 15위 이내 선수가 네 명 이상 있는 나라는 네 개의 티켓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5위 안에 드는 선수가 현재 무려 일곱 명으로 출전권이 부족한 상황이라, 우리 선수들끼리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겁니다.

[전인지 / LPGA 프로골퍼 (지난 2월) : 올림픽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저에게 기회가 어느 정도 보이면서 그런 생각을 안 할 수는 없었어요. 선수이기 때문에 그게 실제로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고요.]

이번 우승으로 장하나 선수는 세계 랭킹이 10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하지만 전인지 선수는 6위에서 8위로 밀려나게 됐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전인지 선수, 큰 부상이 아니라 다음 대회부터는 출전이 가능하다고 하니까요.

논란이 잘 봉합돼, 앞으로 경기에서 두 선수 모두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하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