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의미와 원동력?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의미와 원동력?

2015.08.03. 오전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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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덕호, 골프 해설가

[앵커]
박인비가 세계 골프계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브리티시여자 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통산 7번째이자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원동력은 무엇이고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건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덕호 해설위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인비 선수 정말 대단했습니다. 마지막 날 경기에서 7타를 줄였는데정말 4라운드를 완벽하게 경기를 마친 거죠?

[인터뷰]
아무래도 특히 메이저챔피언십에서 마지막 날 바람도 많이 부는 가운데서 선수들이 타수를 많이 줄이는 컨디션이 아닌데요. 박인비 선수, 저도 마지막 라운드 보고서 놀랐습니다. 대단합니다.

[앵커]
별명이 침묵의 암살자지 않습니까? 그만큼 멘탈이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서 진가가 드러났다고 할 수 있겠죠.

[인터뷰]
마지막 라운드 보면 별명이 왜 생겼는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본인이 퍼팅이 들어가거나 아니면 버디를 하건 이글을 하건 아니면 보기를 하건간에 겉으로 표현하는 표정의 변화가 전혀 없으니까 동반 선수들로 하여금 침묵의 암살자 같은 느낌을 받는 선수입니다.

[앵커]
속을 알 수가 없는 그런 것 같아요. 제가 2년 전에 런던 특파원 할 때 브리티시오픈, 직접 취재를 가서 박인비 선수와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때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이번대회에서는 완벽하게 4라운드 경기를 마친 것 같은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그런데 일반 골프를 아시는 분들은 알겠습니다마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어떤 것을 의미하고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사실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용어가 생긴지는 몇 년 안 됐고요. 원래는 그랜드슬램이죠. 박인비 선수가 몇 년 전에 그랜드슬램을 할 뻔 했는데요. 한해에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4개를 여자 LPGA 같은 경우 5개 메이저가 있는데 그 중에 4개를 우승을 한다고 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박인비 선수가 하나를 못 했었었죠.

그게 남아있었던 게 브리티시오픈인데 커리어그랜드슬램은 워낙 그랜드슬램 자체를 달성하기가 힘든데 자기 본인 선수 생활 동안에 메이저를 다 우승할 수 있는 게 그것이 커리어 그랜드슬램인데 이제까지 몇 명의 선수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앵커]
4대 메이저대회면 어떤 대회를 말하는 겁니까?

[인터뷰]
LPGA 챔피언쉽이 있고 US오픈이 있고 브리티시 오픈이 있고 그리고 나비스코가 있죠.

[앵커]
그야말로 전설을 이루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박인비 선수도 꿈같이 이뤘다라고 얘기를 했는데요. 그런데 나이를 보면 27살밖에 안 됐습니다, 박인비 선수가. 어린 나이에 큰 대회에서 강점을 보이는 요인은 어떤 점이라고 봐야 될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멘탈 자체가 남다른 것 같아요.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라고 하면 평상시 하던 대회보다도 훨씬 더 중압감이 오고 본인만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기가 굉장히 힘든 게 메이저 대회이고 워낙 코스 자체도 어려운데 그런 가운데 자신만의 실력을 다 표출해낼 수 있다는 것이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어린 나이지만 거의 40대 선수가, 원숙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플레이를 할 정도로 굉장히 노련한 선수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우리나라 나이로는 28살, 만 나이로 27살인데. 이 기록을 소렌스탐보다 더 이른 나이에 세운 거죠?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브리티시오픈하면 스코틀랜드 날씨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또 코스 자체가 바닷가에 있기 때문에 어려운데 박인비 선수, 일반 선수도 마찬가지이지만 바람이 많이 불면 서있기도 어렵고 퍼팅할 때도 그린 위에서 퍼팅 공이 저절로 굴러갈 정도로 바람이 세거든요. 그런 걸 다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한게 대단한데 박인비 선수하고 다른 선수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박 선수는 스윙폼이 일반인들이 배운 아마추어가 배운 정통 폼과는 다른 약간 하프스윙 같기도 하고. 다르지 않습니까?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인터뷰]
스윙이 어떻게 보면 자기 몸에 특화되어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박인비 선수가 아무래도 몸집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조금 큰 편이고 그러다 보니까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죠. 골프 스윙을 잘하려면 몸이 유연해야 되는데 몸의 꼬임도 좋아야 되고 굉장히 부드럽게 순발력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이 조금 떨어지다 보니까 클럽패드를 몸앞으로 천천히 들어올려서 기중기가 천천히 들어올렸다가 내리듯이 그렇게 천천히 들어올려서 채가 뒤로 눕게 되면 이건 조금 테크니컬한 이야기했지만 클럽패드가 몸 뒤로 처지게 되면 정확하게 정타를 맞히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조금 오프로치를 들고요.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저희가 보고 느끼기에는 박인비 선수 몸에 어떻게 보면 최적화된 그런 스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박인비 선수 이른바 박세리 키즈로 보이지만 박세리 선수를 뛰어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랜드슬램을 넘어섰는데 이것 더 넘어설 기록이 있습니까?

[인터뷰]
물론 박세리 선수가 이룩한 것처럼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거겠죠. 아직까지는 선수 생활 기간이 많이 남았고 그렇지만 선수로서는 그래도 최고의 영예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이번 대회에서 고진영 선수를 눈여겨 봤습니다. 영어로 고라고 되어 있으니까 리디아 고를 생각하시는 분들 있었는데 고진영 선수 3라운드까지 대단한 성적을 거뒀는데 마지막에 조금 떨렸나봐요.

그런데 고진영 선수 직접 가르치신 경험이 있으니까 어떤 선수고 또 아쉬웠던 점이 어떤 건지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고진영 선수도 사실은 중학교 때부터 지도를 하게 됐는데굉장히 멘탈이 강해요. 굉장히 정신력이 강하고 나이에 비해서 굉장히 노련하고 능숙하고. 사실 저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라서 기대도 많이 하고 진영이면 충분히 해낼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하필이면 그 상대가 박인비였던 거죠. 워낙 박인비 선수가 출중하게 플레이를 잘했기 때문에 고진영 선수는 또 본인 자신은 많이 배웠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하니까 결과는 한국 골프로 봐서는 해피앤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박인비 선수, 고진영 선수 다 잘 하고 있지만 원래 우리 선수들 잘 하기는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LPGA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게 딱 맞을 것 같은데요. 올해 이렇게 더 잘하는 원인은 뭘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기존에 있던 LPGA에 진출해 있던 선수들도 기량이 좋으니까 한동안은 우승이 없다가도 이렇다가도 우승을 한번 하게 되면 계속할 수밖에 없는 거고. 거기다가 전인지 선수를 비롯해서 국내에 뛰던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하고 이런김세영 선수도 그렇고, 이런 선수들이 미국에서 우승을 할 수 있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국내 골프가 그만큼 탄탄해지고 기량이 세계 최고 기량이 됐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앞으로도 계속 이게 이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앵커]
고진영 선수, 너무 잘 아시니까 95년생 아닙니까? 그러면 굉장히 어린 선수인데 김효주 선수하고도 동갑이고요. 어떻습니까? 두 선수가 하는 걸 보면 정말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기를 하고 있는데 두 선수 사이에 경쟁심이 있는 겁니까?

[인터뷰]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경쟁심이 있죠. 김효주 선수뿐만 아니라 백규정, 김민선, 그런 선수들이 다 또래인데요. 대표 출신이고 그렇지만 그 4명 선수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95년생들인데 그중에서도 아무래도 기록을 놓고 보거나 모든 면에서 김효주 선수가 대표도 훨씬 일찍됐고 조금 두각을 나타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다음이 백규정, 그다음이 고진영, 김민선 선수인데 지금은 생각이 어렸을 때 대표는 먼저 됐지만 그래도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다, 이런 생각으로 프로무대에 나와서도 서로 견제를 하면서도 노력을 많이 하니까 그래서 서로들 다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이제 20살, 21살. 이런 훌륭한 선수들이 세리키즈가 나왔듯이 또 이 장면을 보고 자라는 많은 후배들이 더훌륭한 선수가 될 거란 기대감도 드는데요. KLPGA가 LPGA의 좋은 자양분은 되고 있지만 너무 다 빠져나가면 문제아니냐, 이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인터뷰]
사실 그런 우려는 해마다 계속됐었어요. 해마다 김효주 선수 전에 다른 선수가 해외에 나갈 때도 스타 플레이어가 너무 빠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우려가 다 종식될 정도로 한국 여자 골프하면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얘기가 너무 느껴질 정도로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그건 좀 우려인 것 같습니다.

[앵커]
박인비 선수 우승, 다시 한 번 봐도 정말 즐거운 장면인데. 앞으로 우리 여자선수들이 정말 더 승승장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고덕호 해설위원이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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