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들다'...태백 산골 역도부

'미래를 들다'...태백 산골 역도부

2015.08.01.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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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학년 열 명 정도인 강원도 태백의 작은 학교에서 역도 꿈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미래를 들어 올리고 있는 10대 역사들의 보금자리에 장아영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기자]
철암중고 역도부원을 소개합니다.

개성 만점 고등학교 1학년생 4총사, 단짝인 중학생 막내 듀오, 비빈이와 화영이.

고등학교 2학년생 큰 형님 둘과 성별은 다르지만 라이벌 관계인 나영이와 상운이입니다.

쇠 부딪히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곳은 강원도 태백 산골의 작은 학교입니다.

버스 타고 시내에 나가려면 한 시간.

바위에서 쇠가 났다고 해서 '철암'이라는 이름이 붙은 동네는 무쇠처럼 단단한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습니다.

소년 소녀 역사들인지라 물속에서 갖고 노는 돌덩이 크기도, 일으키는 물보라도 남다릅니다.

놀 때는 영락 없는 10대지만 역도장에서는 눈빛이 달라집니다.

빈 교실을 개조해 만든 임시 연습장이지만, 이곳에서 선수들은 거울을 보고 자세를 고쳐가며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향상됐습니다.

지난 1년, 황상운 선수가 새로 늘린 역도 중량입니다. 제 몸무게보다 많이 나가는 무게입니다.

같은 반 김나영 선수는 자신이 쓴 중학생 신기록을 썼다 지웠다 하는 '에이스'입니다.

중학교 3년 내내 소년체전에서 역기를 바로 들어 올리는 '인상', 가슴에 걸쳤다 들어 올리는 '용상', 두 종목을 모두 합친 '합계'에서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김나영, 철암중 3학년, 역도 69kg급]
"(처음에는) 역도라는 운동 자체를 몰랐었고요. 힘들어 보이기도 해서 안 하려고 했었어요. (이제는) 국가대표 돼서 장미란이나 사재혁 선수처럼 올림픽 나가서 메달 따는 게 목표입니다."

역도부원이 1명일 때부터 제자들 밥을 직접 해 먹이며 팀을 꾸려온 선생님의 바람은 하나입니다.

[김남형, 철암중고 역도부 코치]
"나중에 여기 학교를 졸업해서 실업팀에 가거나 대학을 가거나 국가대표가 되더라도 그런 성취감만 잊지 않고 꾸준히..."

역기를 높이 들기 위해 하루에도 수백 번 몸을 웅크리는 어린 선수들은 매일 이곳에서 날아오르는 상상을 합니다.

"상상, 이곳에서 날아오르겠습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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