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700억짜리 자장가"...무기력했던 '세기의 대결'

"2천700억짜리 자장가"...무기력했던 '세기의 대결'

2015.05.04. 오전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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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700억짜리 자장가"...무기력했던 '세기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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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이 있죠. 5체급 석권 그리고 무패 행진을 기록 주인 메이데워, 사상 최초로 8개 체급을 석권한 파퀴아오 두 사람의 대결은 세기의 대결로 불렀습니다.

하지만 중계를 본 분들은 '뭐야, 이거. 세기의 졸전 아니야'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 경기, 전문가는 어떻게 봤을까요.

전 세계 챔피언 홍수환 씨,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떤 관전평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경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말씀하신 대로 졸전이죠. 제가 보기에도 도전자 파퀴아오가 오히려 좀더 적극적으로 시합을 왜 못했을까하는 그런 의문이 드는 시합이었어요.

왜냐하면 파퀴아오 선수는 자기보다 체급이 높은 선수하고 쭉 시합을 해왔는데 오스카 델라호야나 리키 해튼이나 미구엘 코토, 이런 선수들하고 시합할 때는 그 사람의 특기가 심판이 말릴 때까지 때리는 선수예요, 파퀴아오는. 그런데 그런 면이 전혀 없었죠.

[앵커]
도전자는 아무래도 좀더 적극적으로 싸워야 되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게다가 메이웨더는 잘 아시겠습니다마는 약간 아웃복서 스타일이고 파퀴아오가 인파이터 아닙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파퀴아오가 얼마나 더 잘 싸우느냐, 거기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원래 메이웨더는 카운터를 노리고 수비 위주의 선수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앵커]
두 사람의 판정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12라운드 심사위원 전원일치로 메이웨더가 승리를 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제가 실질적으로 채점을 할 때 파퀴아오가 2라운드는 이긴것으로 봤어요. 왜냐하면 그래도 공격적인 면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파퀴아오에 비해서 메이웨더는 항상 아웃복싱을 주로 했기 때문에. 미국 같은 경우에는 어그레시브한, 공격적인 선수에게.

[앵커]
더 점수를 주죠?

[인터뷰]
더 점수를 주죠. 그리고 그런 판정이 나왔다는 게, 6점 정도 차이를 뒀다는 건 좀 의문이죠.

[앵커]
이른바 일부에서는 메이웨더의 복싱 스타일을 아는 사람은 메이웨더가 일단 좀 잘 피하지 않았느냐, 이런 것은 볼만했다라고 하는 분들도 있기는 있어요.

[인터뷰]
워낙 메이웨더는 삼촌이 권투선수였고 아버지가 권투선수였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복싱을 보고 해서 복싱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 선수인데. 많은 팬들이 메니 메니 파퀴아오 선수가 많이 겸손하고 그런 면에서 파퀴아오 선수의 선전을 바랬거든요. 그런데 어제는 파퀴아오의 진면목을 어제는 못 보여준 것 같습니다.

[앵커]
경기의 대전료가 2700억원, 한두 푼이 아니지 않습니까? 2700억원짜리 경기라고 생각을 하시는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그건 뭐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UFC 세계챔피언에 파이터 머니가 60억에 달하는데 이건 한 45배의 액수입니다.

50배에 가까운 액수인데 이런 권투시합을 보여주게 돼서 정말 앞으로 복싱의 판도가...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슈가레이 레너드, 모하메드, 타이슨의 그때 그 시합을 더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과거에 비해서 지금 왜 제가 이런 질문을 드리냐면요. 홍수환 전 챔피언 같은 경우는 대한민국에 권투 붐을 일으키신 장본인이신데 그런 분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인기가 옛날만 못하거든요.

그런데 이런 경기에서 졸전이 나왔다. 그래서 UFC에 밀리는 것 아니냐,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국민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도 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 경기 외에도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복싱은 재미가 있어야 돼요. 그리고 권투선수가 맞고 KO로 질 때는 오히려 멋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안 일어나는 거 아니라 못 일어나는 권투시합을 보여줘야 되는 거거든요.

사실 프로라는 것은 몸값을 해야죠, 몸값을. 그런데 그런 면에서 저는 사실 이번 경기가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옛날만큼 못한 대한민국 프로복싱에 큰 활기를 불어넣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좀 기대를 했는데 오히려 이렇게 너무 졸전이 됐기 때문에. 정말 36분 동안 시시하게 싸우느니 정말 UFC나 MMA같이 짧은 시간에 팬들의 욕구를 풀어주는 그런 시합이 더 낫지 않나, 이렇게 갈 수도 있는 것이죠.

[앵커]
하나만 더 질문드리죠. 이 경기 또 한다면 보시겠습니까?

[인터뷰]
아니요. 세계 어느 복싱 팬들도 이 둘의 재시합을 원치 않을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권투위원회 위원장 홍수환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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