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와 싸운다는 것'...심판의 고충

'기계와 싸운다는 것'...심판의 고충

2014.12.23. 오전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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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배구 순위 싸움이 치열한 올 시즌, 한끝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오심 논란도 잦은데요.

심판들도 남모를 고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랠리가 길어질수록 주심의 눈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선심은 무릎을 꿇었다 폈다 하면서 더 좋은 시야를 확보하려 합니다.

두 시간 넘게 경기가 치러질 동안 쉬는 시간은 세트간 3분씩 뿐입니다.

프로배구 한 경기에 투입되는 심판은 주심과 부심, 선심 4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입니다.

4심제인 축구와 야구, 3심제로 치러지는 농구보다 2배 넘게 많습니다.

배구에 이렇게 많은 심판이 필요한 이유는 판정을 내릴 부분이 많고, 모든 판정이 바로 득점과 실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주심은 주로 공을 쫓으며 경기 전반을 보고 부심은 네트와 안테나 접촉, 센터라인 침범을 주시합니다.

선심은 라인을 하나씩 맡아 인아웃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기록원 두 명은 선수 교대와 서비스 순서, 리베로 교대가 제대로 됐는지 담당합니다.

이렇게 많은 눈이 보고 있어도 중계 카메라를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인터뷰:권대진, 프로배구 심판]
"안압이 생길 정도로 눈을 크게 뜨고 보려고 애쓰는데 나중에 갈 데까지 가면 한계가 있겠죠. 몽골인 시력을 갖췄으면 하는 그런..."

비디오로 몇 번을 돌려봐도 애매할 정도로 미세한 차이가, 승부처의 향방을 결정합니다.

경기 결과에 대한 비난이 고스란히 심판에게 쏟아지는 것도 힘든 부분입니다.

[인터뷰:이광훈, 프로배구 심판]
"사람이기 때문에 기계를 이길 수가 없거든요. 현장에서 보면 되게 어렵거든요. 카메라를 이겨야 하는 그런 부분이다 보니까 너무 그런 부분이 어렵습니다."

올 시즌 풀세트까지 간 경기는 전체의 3분의 1, 이 경기들의 평균 시간은 130분입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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