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대종상영화제 논란, 대리수상자 미리 만들어놓는 영화제... 얼마나 슬픈가”

김성수 “대종상영화제 논란, 대리수상자 미리 만들어놓는 영화제... 얼마나 슬픈가”

2018.10.23. 오후 7:3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김성수 “대종상영화제 논란, 대리수상자 미리 만들어놓는 영화제... 얼마나 슬픈가”
AD
김성수 “대종상영화제 논란, 대리수상자 미리 만들어놓는 영화제... 얼마나 슬픈가”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 대담 : 김성수 문화평론가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어제 제55회 대종상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영화 <남한산성>의 일본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상을 수상했는데요. 류이치 사카모토는 직접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해 영화 <남한산성> 제작사 대표가 대리 수상을 할 예정이었지만, 영화와 전혀 관련 없는 가수 겸 배우라는 한사랑 씨가 무대에 올라 대리 수상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55회라는 역사가 무색하게 4년째 떨어진 권위를 찾지 못하는 대종상영화제. 왜 이렇게 됐을까요? 김성수 문화평론가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성수 문화평론가(이하 김성수)>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오늘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떠 있던 한사랑이라는 분. 대종상 영화제 측에서는 한사랑 씨의 대리 수상은 문제없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이죠?

◆ 김성수> 해명이 나왔죠. 대종상 영화제 측에서는 사카모토 류이치 씨한테 연락을 취했었고, 그리고 <남한산성> 제작사 측에 계속 연락을 취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런데 누구든 수상을 해야 하지 않느냐, 그래서 한국 영화음악협회에 도움을 요청했대요. 그래서 거기서 한사랑이라는 분을 추천을 해서 그 사람에게 요청을 했다. 한사랑이라는 분도 나는 황당하다, 나는 좋은 뜻 가지고 요청에 따라서 임했을 뿐인데, 내가 갑자기 정신 나간 사람처럼 취급을 당해서 황당하다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이게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대리 수상을 아무나 해도 된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은데요. 최소한 관련된 사람이 해야죠. 그리고 정 안 되면, MC 있잖아요. MC가 한다든지, 그런 형태로 진행되어야죠.

◇ 이동형> 그러면 한사랑 씨도 일종의 피해자일 수도 있겠네요. ‘관심 병자’네, 이런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 김성수> 그런데 한국 영화음악협회라고 하는 곳이 왜 이런 식의 선정을 했는지, 이것도 잘 모르겠어요. 최소한 찾아봐야 합니다. <남한산성>이라고 하는 영화가 상을 받으면, 그 영화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그 영화와 관련된, 최소한 영화를 보기라도 한 사람을 데려와서 앉혀놔야지요. 그런데 그런 것이 없이 영화음악협회에 맡기면 되겠다? 이런 식의 진행을 영화제에서 했다는 게 안타까운 일이죠.

◇ 이동형> 영화제 관계자들이 제작사에 연락을 취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부분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 김성수> 정말 저도 이해가 안 가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영화제가 있으면, 특별한 이유. 예를 들어서 대종상 같은 경우는 물의를 빚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 대종상을 보이콧하는 문제들이 있었죠. 재작년인가요? 그때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한테 상을 안 주겠다,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그러면 출석상이냐, 이러면서 배우들이 다 거부를 해버렸잖아요? 그런 식의 상황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대개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참석을 하고, 누구라도 참석하게 되어 있습니다.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요. 그러면 그런 사람들이 현장에서 즉석 받아다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고, 당연히 제작사 같은 경우는 대부분 누구라도 보내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사실은 조금 안타깝습니다. 안 올 것을 예상하면서 대리 수상할 사람을 미리 만들어 놓는 그런 영화제. 얼마나 슬픕니까?

◇ 이동형> 그런데 시상식 현장에는 <남한산성> 제작사 대표가 찬성했었어요? 그리고 상을 받으려고 나가려고 했어요.

◆ 김성수> 나갔었어요. 저는 이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진행이라는 거죠. 사실은 정말 행사, 저도 이런 식의 행사 기획을 많이 해봤는데, 계속 수시로 누가 오는지 체크하고, 또 누가 왔는지. 그리고 영화 관계자들이 지금 <남한산성> 제작사 대표 같은 경우는 잘 알려져 있는 분이에요. 그러니까 당연히 그 안에서 크로스체킹이 됐는데, 그러면 누군가 연락을 해줘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현장에서도 얘기를 할 수가 있는 상황인데,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런 부분이 대종상이 자꾸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왜냐하면 이번에 보면요. 정말 수준 높은 영화들이 제대로 상을 받았어요. 그래서 상의 심사에 있어서는 저는 이견이 없습니다.

◇ 이동형> 아, 예전과 다르게요?

◆ 김성수> 네, <버닝>이 작품상 받았죠. 남우주연상은 황정민, 이성민 받았잖아요? 그리고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남우조연상은 故 남주혁 씨가 받았단 말이에요. 그런 것을 보면, 제대로 줬어요. 그런데 행사 진행을 제대로 못 해서 이런 결과를 낳는다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심사를 제대로 했다는 말씀을 했습니다만, 수상하는 사람들의 절반 정도라 상을 안 받더라고요. 텅 비었어요. 이것은 역시 대종상의 권위가 떨어졌기 때문에 수상하는 사람들도 대종상을 굳이 받을 필요가 있겠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 김성수> 맞습니다. 사실은 대종상이 한국 영화인총연합회에서 계속 주도를 하고 있는데요. 영화인총연합회라고 하는 곳의 간부로 있는 분들이 그동안 참 많은 실수들을 하셨어요. 공금도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한 역사들도 있었고, 그리고 일단 상의 권위가 훼손되는 일들을 너무 많이 하셨어요. 심사 같은 경우, 대표적인 게 ‘애니깽 사태’ 같은 건데, 굉장히 오래전 얘기라서 아직까지 얘기하느냐는 분들도 있지만요. 결정적으로 그때 이미지가 국민들한테는 대종상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박혀있는 상황이거든요. 거의 여러 가지 음모설이 있는 그런 영화가 실제로는 러쉬 필름 상태에서 상을 받는 일들이 벌어지고요.

◇ 이동형> 또 몇 년 전에는 방산 비리로 유명한 이규태 회장이 대종상을 후원하면서 문제가 생기고요.

◆ 김성수> 왜냐하면, 그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게 정부에서 이전에는 돈을 다 웬만큼 대줬단 말이에요. 그리고 이전에는 대종상이 해외 영화 쿼터를 받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상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종상에 목을 맸던 건데, 그런 게 다 없어지고, 지원금도 깎이고 하니까 스폰서를 어쩔 수 없이 잡은 거예요. 그런데 그 스폰서가 이규태 회장이었고, 이규태 회장 같은 경우는 자기가 나름대로 상 안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입김이 있었으면 하는 상황도 전제가 되었던 거고요.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스폰서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영화인들은 자꾸 뭐 하는 거냐, 엔터테인먼트 운영하는 회사가 들어와서 스폰을 하게 되면 그게 공정할 수 있겠느냐, 이런 색안경을 쓰게 되고요.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거죠.

◇ 이동형> 관련자들이 부정비리로 해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하고요.

◆ 김성수> 지금 아까 말씀드린 게 그거거든요. 불편한 일들을 하셨다는 게 한국 영화인총연합회에 있는 분들이 서로가 고소하고, 그러면서 더욱더 불신하게 된 거죠.

◇ 이동형> 상의 권위가 바닥으로 추락하게 됐는데, 사실 대한민국에서 영화제라고 하면, 시상식 하면 대종상, 청룡영화상이 가장 큰 두 가지 상 아니겠어요?

◆ 김성수> 이제는 가장 큰 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됐는데요. 어쨌든 대종상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종상 조직위원회라고 하는 것을 따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특히나 젊은 영화인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어주고, 그리고 아카데미처럼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상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그 논의의 결과를 수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해주어야 하거든요. 그런 상황이 너무 평론가한테 좌지우지되거나, 또 관객들이 인기투표하듯이 하게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충분히 일정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위원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형태의 조직 구성을 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이동형> 네티즌들의 의견을 보면, 이참에 대종상 영화제는 폐지하는 게 어떻냐는 의견이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 김성수> 네, 그런데 상이라고 하는 것은 말씀하셨듯이 일정한 권위를 가지고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그래서 현재에 시상을 하지만 한국 영화의 미래를 건설해주는 영화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상금이나 이런 것이 없어도 권위 있는 상을 받고 싶어서 노력하게 돼요. 가령 춘사영화제 같은 경우는 상 받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상금이나 이런 것은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을 보면, 결과적으로는 이 영화제가 제대로 서기 위해서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먼저 영화인들이 논의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고요. 영화제를 준비하고, 착실하게, 또 투명하게 소통하고, 관객들의 나름대로의 바람도 잘 수용하는, 그런 형태의 탄력적이고, 결집력 있는 조직이 필요한데, 그런 조직을 영화진흥위원회나 이런 곳에서 영화인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고요. 저는 대종상은 이제 폐지하는 것보다는 잘 고칠 수 있는, 그리고 그 권위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오래된 영화제거든요. 실제로 상을 주는 시상식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영화계의 시상식이에요. 그 부분은 무시 못 하고, 또 대종상이 나름대로의 권위가 있었던 시기가 짧지만 있었어요. 그때 상을 받았던 분들이나, 상을 통해서 다양하게 앞으로의 활동들을 이어나갔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대종상이라고 하는 의미가 여전히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잘 살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영화진흥위 얘기도 하셨는데, 자율적으로 맡겨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혹시 정부의 개입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성수> 지금 보면 대종상 영화제가 이렇게 스폰서를 구하다가 망가지고, 또 인기를 얻기 위해서 TV랑 접촉하다가 망가지고, 이런 일이 벌어졌던 것의 합리적인 부분은 돈 때문이었거든요. 그리고 온갖 문제가 일어났던 것도 돈 때문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제대로 지원을 해주면서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투명하게 감사하고, 그러면서 상의 선정에는 간섭하지 않는, 그런 형태의 지원이 필요하죠. 그런 의미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오늘 좋은 이야기 감사하고요. 대종상이 꼭 제자리를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성수> 저도 그런 바람입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김성수 문화평론가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