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건축·조각'을 하나의 작품으로 빚다

'공예·건축·조각'을 하나의 작품으로 빚다

2018.03.25. 오전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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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흙'을 소재로 도예와 건축, 조각과 회화 분야를 광범위하게 넘나들고 있는 이헌정 작가가 대규모 설치 전을 열고 있습니다.

국내 여성 아방가르드 작가의 선발 주자로 꼽히는 정강자 화백의 첫 회고전도 열리고 있습니다.

가볼 만한 전시, 김상익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흙으로 빚은 세라믹 작품들이 마치 작품 감상하듯 벽에 걸린 그림을 응시합니다.

관람객이 된 듯한 이 시선들이 전시 공간의 여백을 채워줍니다.

누가 관찰의 주체이고, 누가 관찰의 대상인지 알 수 없는 몽환적 소통을 경험해 보자는 게 작가의 의도입니다.

'공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릇'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도자 설치물에는 의자와 조명, 창문이 설치돼 명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공예와 건축, 조각이 하나의 작품으로 빚어져 보는 이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헌정 / 도예가 : 미술을 이해하기보다는 느끼고 깨닫고 같이 발견하고 공유하고, 관찰자가 참여해서 스스로 완성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청계천과 지하철 역사의 도자 벽화 작업으로도 잘 알려진 작가는 도예라는 공예적 형식에 머물지 않는 다양한 장르의 실험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암으로 타계한 국내 1세대 여성 행위 예술가 정강자 화백의 첫 회고전이 짧았던 서울 전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천안 전시로 이어집니다.

1960년대 말 아방가르드 퍼포먼스 이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전지영 / 전시기획자 : (초기작업에서는) 사회적인 이슈들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작업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캔버스 속에서 추상적인 실험으로 발전하게 되었고….]

천안 전시에서는 이분법적인 틀에서 해방되길 원했던 작가가 강렬한 색채를 이용해 생명의 환희를 담아낸 최근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YTN 김상익[si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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