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 "문단 성폭력 일상화"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최영미 시인이 지난해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한 시 '괴물'을 쓴 데 이어 어제 한 방송에 출연해 문단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폭로했습니다.

최 시인은 어제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한 언론사 기사에 원로 시인의 입장으로 보도된 '후배 문인을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는 내용에 관해 그 문인이 자신이 처음 떠올린 문인이 맞는다면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상습범이고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문단 내 성폭력 문제는 자신이 등단할 때부터 일상화돼 있었고 권력을 지닌 남성 문인의 성적 요구를 거절하면 원고 청탁을 하지 않고 비평도 실어주지 않는 방식으로 복수해 작가 생명이 끝나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계간 '황해문화' 겨울호에 실린 최 시인의 시 '괴물'은 'En 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 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으로 시작되며 한 가상의 여성 문인의 피해와 경험, 가해 문인과 문단 내 분위기 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괴물'은 어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화제가 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는데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행태 고발이 잇따랐던 문학계에 최근의 '미투' 운동이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