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용산참사'...스크린을 비추다

끝나지 않은 '용산참사'...스크린을 비추다

2018.01.31. 오후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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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6명이 숨진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9년이 지났는데요,

용산참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두 편이 나란히 개봉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어느 날 갑자기 물건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긴 경비원 석현.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곤경에 처한 딸 루미와 이웃을 위해 상상초월 능력을 펼칩니다.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

좀비에 이어 초능력을 앞세운 독특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같지만, 한 꺼풀 뒤 속을 들여다보면 다릅니다.

상가 재개발에 맞서는 철거민을 괴롭히는 용역 깡패, 자본과 결탁한 공권력까지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합니다.

[연상호 / 영화 '염력' 감독 : 한국에서 일어났던 대표적인 사건들의 이미지들을 결합했다, 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것에서 어떻게 보면 초현실적인 요소가 들어가긴 하지만 영화 내용 자체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철거민의 저항과 공권력의 무자비한 진압은 '용산참사'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나옵니다.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의 후속작인 이 영화는 참사가 남긴 고통을 정면에서 응시했습니다.

철거민 5명, 경찰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참사의 공동범죄자라는 이유로 옥살이를 했던 5명이 불타오르던 망루 속 기억을 힘겹게 더듬고, 서로의 상처를 드러냅니다.

[이혁상 / 영화 '공동정범' 감독 : 이분들이 망루 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것보다 서로 출소 후에 얼마나 마음이 상했는지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시더라고요. 그것이 어떻게 보면 용산참사, 국가폭력이 만들어놓은 또 다른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그 선택에 대한 후회와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 살아남은 자들의 엇갈리는 기억이 빚어내는 갈등과 분노까지 담담히 담아냈습니다.

용산참사는 끝난 게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그래서 기억해달라고 우리에게 말하는 영화입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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