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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예술이] "예술은 정답이 없습니다"-김인규 작가(12/05)
[수리수리예술이] "예술은 정답이 없습니다"-김인규 작가(12/05)
Posted : 2017-12-05 20:38
[수리수리예술이] "예술은 정답이 없습니다"-김인규 작가(12/05)


[YTN 라디오 ‘뉴스 익는 밤, 조현지입니다’]
■ 방송 : FM 94.5 (22:20~23:55)
■ 방송일 : 2017년 12월 05일 (화요일)
■ 대담 : 김인규 화백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이제 연말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뉴스 익는 밤, 조현지입니다’에서 12월 한 달 야심차게 새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수리수리, 예술이!’ 코너인데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여러분을 문화예술 세계로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인데요, 김인규 화백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김인규 작가(이하 김인규)>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먼저 오늘 스튜디오에 나오신 김인규 선생님은 지금 화가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학교에서 미술을 아이들에게 가르친 경력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청취자분들에게 선생님 소개를 직접 부탁드려도 될까요?

◆ 김인규> 네. 한 30년 정도 미술 교사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작가라고 하기보다 미술 교사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미술 교사와 작가를 병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더라고요. 꽤 오랫동안, 10여 년 작가 활동을 그만두고 미술 교사로만 전념했어요. 이제는 미술 교사 그만해도 되겠다 싶어서 얼마 전에 학교를 나와서 지금은 작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저희가 보이는 라디오가 아니라서 참 아쉬운 게, 선생님 모습만 봐도 예술가 느낌이 물씬 느껴지거든요. 정말 오늘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 포괄적으로 선생님과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돌직구 질문을 먼저 드릴게요. 예술이 뭡니까, 선생님?

◆ 김인규> 사람들이 예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처럼 사실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설명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공기와 비슷하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안 보이잖아요, 눈에. 눈에 안 보이지만 없이는 못 살죠. 그런 것 같아요. 한 마디로 설명할 순 없는.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없으면 안 되는 답답한, 그런 거죠. 한편으로 말하면 공기가 있는 공간과 같은 것 같아요. 만약 세상이 공간 없이 빽빽하게 다 채워져 있다면 움직일 수 없잖아요. 그런 것처럼 공기가 있는 공간 때문에 우리가 움직일 수가 있거든요. 비어있는 거라는 거죠. 사는 것이 모든 것으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데, 어느 한 곳이 비어있기 때문에 때로는 다른 생각도 할 수 있고, 다른 것을 해볼 수 있는 거죠.

◇ 조현지> 뭔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현실에서 일탈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 옆에 늘 그냥 함께 존재하지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설명을 들으니 왠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시민들은 예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심다혜 리포터가 만나고 왔는데요. 함께 만나보시죠.

[시민 인서트]

◇ 조현지> 이 얘기 들으시니까 어떠세요?

◆ 김인규> 영국의 한 예술가의 사례를 말씀드리자면, 뱅크시라는 낙서 화가가 있는데요. 영국 대영박물관, 고대 유물 전시를 하는 곳에 시멘트에 원시인이 카트를 밀고 가는 것을 사인펜으로 낙서해서 벽면에 본드로 살짝 붙여 놓은 거죠. 어느 누구도 그것을 눈치 못 챘다는 거예요. 정말 고대 유물인지, 그냥 시멘트로 붙여놓은 것인지. 결국 작가가 나중에 내가 그렇게 했다고 폭로하면서 그것이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고 하죠. 그 얘기를 사람들이 들었을 때 예술이 그런 것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는 순간 생각이 새로워지잖아요. 예술이라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 속에서 하는 일들, 보는 것들을 그때그때 새롭게 느끼는 순간들이 있고, 그것을 서로 얘기를 나누는 기회들이 있잖아요. 굳이 예술 작품을 관람해서만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우리가 사는 것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들, 이런 것이 다 예술에 포함되는 것인데 예술이 하면 전통적으로 미술관, 음악회, 이러한 고정된 틀로만 예술을 바라보려고 하니까 뭔가 정답이 있는 것 같고,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 같고, 이렇게 느껴지는 거죠. 따로 배워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 조현지> 맞아요. 시민들 인터뷰 듣다 보니까 플러스알파 같은 존재, 라는 얘기를 해줬는데 즐기기에 비싼 것, 돈이 드는 것, 이런 얘기도 나왔거든요.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면 오늘 이상하게 이 시간에 이 사람과 이 노래를 듣는데 이 노래가 특별해 보인다, 다른 감정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것도 예술적인 거라고 느낄 수 있는 거죠?

◆ 김인규> 그렇죠. 그 순간 나는 예술적 상황에 빠져들어 가는 거죠.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보물 1호가 있는데 저희 어머니가 저희들을 키울 때 바느질을 해서 부업을 하셨어요. 돌아가시고 나서 지금은 쓸모없는 재봉틀인데,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은 재봉틀인데 저는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거든요. 그것을 바라볼 때마다 어느 뛰어난 예술품보다 훨씬 더 감동을 줘요. 그 감동이 바로 예술에서 느끼는 것과 똑같은 거거든요.

◇ 조현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예술 별 것 아니네, 이런 생각도 들긴 하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문화 예술 교육에서 많이 변화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 김인규> 그렇죠. 피카소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평생 어린아이처럼 그리기 위해서 내 인생을 바쳤다. 피카소는 정말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놀라운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미술 교육에서 이렇게 공부하게 되는 거예요. 피카소는 이렇게 그림을 그렸어. 우리가 피카소처럼 그림을 그려볼까? 이렇게 배우는 거죠. 거꾸로 되어 있는 거요. 때문에 우리가 예술가를 따로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을 예술가를 통해서 다시 반추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지만, 이미 우리는 충분히 예술적으로 살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뭔가 더 잘 된 결과물이 있다고 정의해놓고, 그 결과물을 어떻게 하면 생산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니까, 잘못 만들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을 갖게 되면서 그것을 즐기지 못하게 돼버리는 거예요.

◇ 조현지>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예술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 김인규> 예를 들면, 2012년도 프랑스를 방문해서 간단하게 봤던 수업 사례를 들어보면, 음악 시간이었어요. 선생님과 아이들이 뭔가 두드리더라고요. 자기 몸도 두드리고, 친구 몸도 두드리고. 한 시간을 두드리면서 즐기는 활동을 했어요. 이 수업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한다면, 듣는 능력을 기는 겁니다. 음악 수업의 목표는 아이들이 노래를 잘 하는 것, 악기 연주를 잘 하는데 목표가 있는 게 아니라 잘 듣는데 목표가 있다.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악보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미술 시간이었는데 이 친구들에게 물감이나 이런 재료를 줬어요. 그것으로 마음껏 그리고, 표현하고, 이 친구들이 자기 작품들을 칠판에 붙이더라고요. 그러더니 그 다음부터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자기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게 시키고, 친구들이 질문하게 하고, 그러면서 그림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고 질문하고 답하고 설명하고. 이 시간을 갖는 것을 봤어요. 수업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미술 수업의 목표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가지고, 미술 활동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목표라고 하더라고요. 저 사람도 저렇게 느끼는구나. 난 이렇게 느꼈던 것 같은데 저 사람 얘기를 듣고 보니 이런 면도 있네. 이러면서 느낌의 세계가 풍요로워지는 거죠. 느낌의 세계가 풍요로워진다는 것은 그만큼 즐거움이 커지는 것을 얘기하는 거죠.

◇ 조현지> 그렇다면 리포터가 시민들은 어떤 예술 교육을 바랄지 들어보고 왔어요. 그 얘기도 함께 들어보시죠.

[시민 인서트]

◇ 조현지> 어떠셨어요? 시민들의 생각과 저희가 얘기한 것과 많이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 김인규> 한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네요. 감상법을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예술 작품을 보면 뭔지 모르겠다, 어려워. 그런데 그게 사실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예술이 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우리가 한글로 사랑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고 칩시다. 딱 보는 순간 우리는 글씨를 살펴보나요?

◇ 조현지> 그냥 사랑, 읽어 버리고 말죠.

◆ 김인규> 그렇죠. 읽어 버리고 말죠. 머리에 사랑이라고 하는 개념이 딱 떠오르고 끝나잖아요. 글씨를 안 보죠. 그런데 만약 잘 모르는 글씨로. 예를 들어서 제가 미얀마 글씨를 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예쁘더라고요. 읽을 줄 모르기 때문에, 글씨가 어쩜 이렇게 예쁘니. 이렇게 했거든요. 사랑이라는 말을 글씨로 썼다고 쳐요. 무슨 글씨인지 모르니까. 살펴보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글씨가 왜 이럴까. 모양새가 둥글둥글한 게 희한하다고 보게 되잖아요. 담겨 있는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그것을 자세히 보게 되고, 그 느낌에 다가가려고 노력하게 되죠. 그래서 결국 학생들이 느낌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들을 교사가 적절하게 잘 제공하는 것이 예술 교육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아닐까 싶은 생각입니다.

◇ 조현지> 오늘 정말 좋고 중요한 얘기를 많이 들은 것 같은데요. 예술 교육에 대해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하는 ‘수리수리, 예술이!’ 오늘 첫 번째 시간 함께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김인규> 네, 감사합니다.

◇ 조현지> 지금까지 김인규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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