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들의 '세계시민 성장기'...연극 '병동소녀는 집으로'

파독 간호사들의 '세계시민 성장기'...연극 '병동소녀는 집으로'

2017.11.12. 오전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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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민국 최초의 공식화된 이민자 세대인 파독 간호사들.

이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연극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광연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파독 간호사 국희는 독일 기자 힌츠페터가 전하는 고국의 소식을 듣고 급히 가족의 안부를 확인합니다.

산업화의 물결이 거셌던 196,70년대.

꿈을 찾아 독일로 떠났던 간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연극입니다.

국경과 인종의 경계에서 이방인으로 살아냈던 그들의 숨겨진 삶에 주목합니다.

[김재엽 / 연출 : 국경, 인종을 넘어설 수 있는 상상력이 생겨야지 이후 세계를 꿈꿀 수 있는데, 벽을 넘어서는 순간을 경험하신 분들은 어떤 (역사적) 상상력을 갖고 있을까?]

[이영숙 / 국희 역 : 복지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내가 살기 위해서 쟁취를 해야 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이냐 거기서 맞닥뜨리는 부분에 (공감했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낯선 땅에서 적응해 가던 주인공들은 독일 체류 허가가 중단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이를 기점으로 결성된 '재독 한국 여성 모임'.

5.18 민주화운동, 베를린 장벽 붕괴 등 현대사의 굴곡들을 겪으며 독일과 한국 사회에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연극의 실제 주인공인 파독 간호사들은 작품을 보고 당시를 떠올리며 자신들은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의 주체였다고 말합니다.

[송금희 / 파독 간호사 : 슬프고 원망스럽고 속에서 분노가 치솟으니까 그때는 무서울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길가로 나갔지요.]

병동 소녀는 왜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작품이 던지는 물음에 파독 간호사들은, 고향이 별거냐며, 지금 사는 집이 바로 고향이라고 나지막하게 외칩니다.

YTN 이광연[ky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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