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독감백신, ‘공장식 접종’ 이대로 괜찮나?

[투데이] 독감백신, ‘공장식 접종’ 이대로 괜찮나?

2017.11.06. 오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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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독감백신, ‘공장식 접종’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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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6일 월요일
□ 출연자 : 신재원 의학전문기자

“독감 접종할 때 몸상태 의사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 병원 아닌곳서 불법 접종했다간 ‘쇼크’ 부작용 우려에 처벌까지
- 싼 병원으로 ‘원정 접종’... 환자 몰리면 예진 소홀해질 우려도
- 의사 1명당 100명접종으로 숫자 제한해야
- 어르신들 몇백명 줄 서 맞는 보건소 접종도 문제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의료계에서는 노약자들이 되도록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기 때문에 병원별로 가격에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좀 더 저렴한 병원으로 사람이 몰리게 되겠죠. 병원, 환자 모두에 부담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가 접종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 문제 다뤄보려고 합니다. 예방접종과 관련해서 오늘 궁금한 점 있으시거든 #0945로 문자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신재원 의학전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안녕하세요.

◆ 신재원 의학전문기자(이하 신재원):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독감 예방주사 시즌이 됐는데요. 제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독감 예방주사가 비급여 항목에 들어가 있죠?

◆ 신재원: 네, 일단 비급여로 되어 있고요. 그다음에 65세 이상 어르신들이나 만성질환 가지신 분들, 그리고 만 5세 이하 영유아들은 국가에서 무료접종을 실시합니다. 그런데 무료접종으로 해주는 독감 백신의 종류는 3가 백신이에요. 독감 백신이 3가 백신과 4가 백신이 있는데, 3가 백신은 무료지만 4가 백신은 전체적으로 다 돈을 내고 맞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물론 노약자들의 경우는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정말 흔하고 국민 건강을 위해서 도움이 될법한데, 왜 비급여 항목에 머물러 있을까요?

◆ 신재원: 일단 독감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1천3백만 명 정도 되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65세 이상 어르신들, 영유아,그다음에 만성질환자, 당뇨병이 있다든지 심장병이 있다든지 암이 있다든지. 이런 분들은 필수 예방접종 대상자고, 나머지 건강한 20~30대, 40대까지 젊은 성인들은 사실은 독감 예방주사를 꼭 맞을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에 자기가건강하다고 생각을 하면 반드시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는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비급여 항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병원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급여 항목 3~4만 원 정도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더라고요.

◆ 신재원: 네. 보통 4가 백신이 그 정도로 책정이 되어 있죠.

◇ 장원석: 그래서 3~4인 가족 기준으로 해보면 20만 원 가까이 들기도 하는데,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요. 그래서 도매로 구입을 해서 병원이 아닌 곳에서 접종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의료법상 불법 아닌가요?

◆ 신재원: 일단 도매, 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게 되죠, 이게. 약사법에도 위반이 될 것 같고요. 그다음에 주사를 놓는 행위, 비의료인이 주사를 놓는 행위 자체는 의료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명백하게 불법이죠.

◇ 장원석: 아니, 일반인들도 도매로 구입할 수 있느냐. 이것도 저는 굉장히 충격적인데, 원래 의료기관이 허가를 받고 사는 것 아닌가요?

◆ 신재원: 네, 그렇죠. 원래는 장부도 다 남기게 되고 관리가 되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도매상분들과 친분이 있는 분들은 부탁해서 이렇게 그걸 일부 대량 수량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구매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 장원석: 암암리에 그런 식으로 해서 접근하는군요, 일반인들이. 그러면 의료기관에서 적정한 경로를 통해서 주사를 맞는 경우하고 직접 자가 접종을 하는 경우하고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소재 가리는 것도 있고, 그것도 2차적인 문제지만 일단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 신재원: 네, 그렇죠. 독감 백신이 비교적 안전한 백신으로 알려져 있죠. 하지만 때에 따라서 쇼크 같은, 주사 후에 쇼크 같은 이런 큰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굉장히 드물게 일어나긴 하지만. 그런 경우에 사실은 집에서 맞는다든지 하게 되면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그리고 나중에 말씀하신 대로 부작용이 생겼을 때 이게 그러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을 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독감 예방접종 비용에는 그런 비용까지, 의사가 거기다 사인을 하지 않습니까? 의사가 보고서 접종한다는 사인을 하기 때문에 나중에 의사가 그런 책임을 질 수가 있는데, 그런 게 없는 거죠, 그러니까.

◇ 장원석: 그러면 진짜 판매를 한 사람이 잘못한 것인지, 자가 접종을 해준, 불법시술을 해준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인지, 본인에게 책임이 있는 건지, 정말 모르겠네요.

◆ 신재원: 네, 굉장히 애매합니다.

◇ 장원석: 그러면 앞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의료 종사자인 지인에게 접종이라든지 백신 구매를 부탁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다는 건데, 실제로 주변 의료인들하고 얘기를 나눠보면 어떤가요? 이런 부탁을 일반인들이 많이 한답니까?

◆ 신재원: 의사한테 직접 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고요. 아까 말씀하신 도매상한테 부탁을 한다든지 아니면 일부 의료기관 종사자들, 간호사들이라든지 간호조무사들이 백신을 집으로 가져가서 맞는다든지, 그런 일은 간혹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역시 적발되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 되잖아요. 실제로 입건된 사례도 있던데요.

◆ 신재원: 올 9월이었죠. 올 9월에 의약품을 불법으로 유통한 도매상이죠. 도매상이 경찰에 적발돼서 처벌을 받은 그런 케이스가 있습니다.

◇ 장원석: 적발이 됐을 때 처벌이 되는 거기 때문에 실제로,

◆ 신재원: 사실 적발이 굉장히 힘들죠, 이게. 암암리로다 하기 때문에, 사실은 이게 적발해낸다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습니다.

◇ 장원석: 그래서 실제로 실태가 어떤지도 지금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런 부작용에 대한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백신 접종 가격이 아까 3~4만 원 정도 한다고 했으니까요. 비교적 싼 병원이 있더라고요, 병원마다 가격이 달라서. 그래서 좀 멀어도 이른바 ‘원정 예방접종을 맞으러간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그런데 그런 병원이 인기가 많다 보니까 줄을 몇 시간씩 서서 기다리는,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도 곤욕이거니와 거기서 일하는 의료인들도 힘들 것 같아요.

◆ 신재원: 네, 네.

◇ 장원석: 이러면 문제가 안 생길까요?

◆ 신재원: 일단 1만 원 정도 싼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그래서 원정을 가서 줄을 두세 시간씩 기다려서 맞았다, 이런 글도 제가 보고 했는데. 사실은 그것은 독감 백신이 비급여기 때문에 병원이 책정할 수 있죠. 그런데 하루에 얼마나 접종을 하는지가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게 수 백 명씩 한꺼번에 접종하게 되면 아무래도 환자를 볼 때 예진 같은 것을 해야 하는데 형식적으로 할 가능성이 많죠. 그리고 실제로 형식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하기 때문에 이게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장원석: 그렇군요. 이른바 ‘독감 공구’라고 해서 물건을 공동으로 구매하는 식으로 해서 싸게 단체로 가서 맞는 경우, 이런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 신재원: 그게 사실 병원인데, 그냥 예를 들어서 일반 내과나 소아과 병원을 운영하시면서 독감 접종을 추가로 하게 되잖아요, 일반 진료를 하면서. 일반 진료를 하면서 추가로 하게 되면 사실 할 수 있는 개수가 어느 정도 제한이 돼 있습니다. 왜냐면 일반 환자도 봐야 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런 독감 접종만 전문으로 하는, 시즌에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니까 보통은 무슨무슨 협회라든지 이런 데 산하에서 하게 되면 굉장히 많은 수, 왜냐면 싸게 해주는 만큼 박리다매로 많은 수를 접종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봐야 할 숫자의 몇 배를 더 봐야지만 이익이 남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장원석: 의료계에서는 그렇게 힘든 만큼, 방금 말씀하신 대로 박리다매 식으로 예방접종 맞을 사람들을 유치하게 되는데,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인가요? 의료계 현실적으로는 뭐라고 그러나요, 일선에서?

◆ 신재원: 그래서 사실은 의사들은 다 그렇게 하는 것을 반대하죠. 그래서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가 하루에 의사들이 할 수 있는 독감 접종 양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100명 이상은 의사 1인당 이걸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100명까지만 책임을 지고, 400명, 500명 이렇게 되면 사실 책임진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 장원석: 그렇군요, 물리적으로.

◆ 신재원: 네. 물리적으로 우리가 어느 정도 숫자 제한을 두고 한 의사가 그 이상은 보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되면, 400~500명씩 하려면 의사가 네 명, 다섯 명이 필요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공장식으로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복지부가 실제로 알고 있지만, 이게 사실은 이런 문제뿐만 아니라 무료접종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건소에서 하는 무료접종도 굉장히 많은 숫자를 하루에 하거든요. 어르신들 줄 몇 백 명씩 서가지고 그걸 맞는데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무료접종이든 이런 비싼 비급여 접종이든 상관없이 다 적용되는 문제인데요. 의사 한 사람이 접종할 수 있는 하루의 양을 딱 정해놓는 게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지만 서로 안전이 보장되고, 이런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아무래도 일선에서 진료를 직접 보는, 지금 의사시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 잘 파악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그리고 올바르고 안전한 독감 예방을 위해서 의료계에서도, 그리고 일반 시민분들도 어떤 점 등을 조심하면 좋을까요?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좋고요.

◆ 신재원: 독감 접종을 하러 가셨을 때 몸에 상태가 안 좋은 부분이 있다면 충분한 표현을 의사에게 먼저 알려야 합니다. 지금 현실적으로 이런 식으로 독감 접종이 되고 있기 때문에 먼저 환자분이 말씀을 해주시지 않으면 의사들이 그걸 일일이 다 파악하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그래서 본인이 본인 생각으로 ‘맞아도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뭔가 좀 불편한 점이 있으면 의사한테 알려서 상의를 충분히 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아무래도 그렇게 몇 백 명씩 하루에 접종을 할 수는 없겠죠.

◇ 장원석: 그렇군요. 자신의 상태를 직접 의사에게 먼저 말하는 것도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 신재원: 접종을 하고나서도 이상반응이 생겼을 때 바로바로 의사나 의료기관에 정확하게 알리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신재원: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신재원 의학전문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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