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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저지에 밀려 '위안부 기록물' 등재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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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10-31 12:26
앵커

한국을 비롯한 9개 나라가 공동으로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우려했던 대로 보류됐습니다

일본이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강하게 압박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문화부 김상익 선임기자와 함께 관련 내용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상익 기자!

일본의 전쟁 만행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끝내 보류됐군요?

기자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타이완 등 9개 나라가 공동으로 신청했던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지 못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위안부 기록물'과 일본 정부가 합법성을 주장하기 위해 단독 신청한 '위안부와 일본군 군율에 관한 기록'을 심사한 결과 '대화를 위한 등재 보류 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가치를 심사했는데요.

이미 며칠 전에 일본 언론 등을 통해서 자문위가 등재 심사를 보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 입장에서는 보류 이유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결국, 일본의 집요한 압력이 작용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막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습니다

일본은 미국이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유네스코에 최대 분담금을 내는 국가가 됐습니다.

현재도 분담금 10% 가까이 부담하고 있는 일본이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일본은 분담금을 무기로 심사제도 개혁안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도록 압박을 가해 왔고, 이해 당사국 사이에 역사 인식이 다를 경우 심사를 보류한다는 새로운 심사제도 개혁안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 개혁안이 내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이번 '위안부 기록물' 등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요.

전망과 달리 결국, 제도 개정안이 앞당겨 적용돼 일본의 뜻이 관철된 셈입니다.

앵커

사실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 신청과정은 '한·중·일 외교전'이라고 할 정도로 오랜 기간 치열하게 전개됐었죠?

기자

네,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2014년부터 본격 추진됐습니다.

우리 정부가 1월에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위안부 관련 기록물을 모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하겠다고 밝혔는데 행동에 먼저 나선 건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은 그해 6월,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단독 신청하면서 외교전은 격화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예상대로 곧바로 철회를 요구하면서 세계기록유산 등재 심사 제도를 바꾸라고 유네스코를 압박했고요, 유네스코는 피해국과의 공동 등재를 권고하면서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난해 한국과 중국, 타이완, 네덜란드 등 9개 나라가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작년 10월 분담금 납부를 연기하면서 위안부 기록물 등재 저지에 나섰고, 올해 5월에도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 등재 과정에서 이해 당사국 간 견해가 대립할 경우 사전협의를 권장하는 방안을 마련하자 '즉각 시행'을 요구하면서 분담금 납부를 또다시 보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국제연대위원회가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내용은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상세히 알려주는 피해자의 증언 기록을 비롯해 위안부 운영 사실을 증명하는 각종 사료와 피해자 조사 자료와 치료 기록, 지원 운동 자료 등 총 2천744건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인권 유린을 당한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서 발언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상 규명을 이끈 점에서 세계기록유산 심사소위원회로부터도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료로 세계기록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여러 나라가 합심해 방대한 자료를 모아 인류의 '거대 기억'을 재구성했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한 일본 정부의 저지를 이겨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의 등재 전망도 어둡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은 건 분명합니다.

말씀드린 대로 유네스코는 이달 중순에 관련국 사이에 역사 인식 문제에 이견이 있을 경우 세계기록유산 심사를 보류하는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내년부터 시행될 이 규정에는 최장 4년간 대화를 권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대화 결과를 판단할 주체나 조정자에 대한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민간단체들이 2년 뒤에 등재 신청 재도전에 나선다 해도 제도 자체가 일본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유네스코가 이번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과 함께 일본 정부가 신청한 '위안부와 일본군 군율에 관한 기록'을 거론하면서 대화를 촉구한 것도 등재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등재 규정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개혁안의 세부 규정을 정하게 될 내년 집행이사회부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위안부는 강제연행 증거가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아베 내각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현재로는 일본을 반성과 사죄의 자리로 불러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편, '위안부 기록물'과는 별개로 임진왜란 이후 조선이 일본에 파견한 '조선 통신사 기록물' 330여 점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결정됐습니다.

이번에 3건이 새로 등재되면서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16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앵커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는 각오로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문화부 김상익 선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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