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덕제 성추행 사건'...첨예한 입장 대립 들어보니

'배우 조덕제 성추행 사건'...첨예한 입장 대립 들어보니

2017.10.28.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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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현숙 / 기자

[앵커]
배우 조덕제 씨의 성추행 사건을 놓고 조 씨와 여배우 사이의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당시 영화 촬영 현장의 화면이 언론에 공개된 가운데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등 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화부 윤현숙 기자와 함께 이 사건 얘기 잠시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이 사건 정리를 해야 하는데 재작년 영화 출영 도중에 있었던 사건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5년 한 영화 촬영장에서 발생했던 일입니다. 배우 조덕제 씨가 촬영 도중 부부로 출연한 상대 여배우의 옷을 찢고 신체를 강제로 접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촬영 장면은 남편이 아내를 강제로 성폭행하는 장면인데요. 조 씨가 사전에 어떤 합의도 없이 신체를 접촉하는 행위를 했다는 게 여배우의 주장입니다.

지난해 말 1심 재판부는"남자배우가 감독 지시에 따라 자신의 배역에 몰입해 연기한 업무상 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인 2심은 1심 판단을 완전히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는데요.

남자 배우의 행동이 감독 지시 사항에 없는 일이고, 촬영도 얼굴 위주로 이뤄져 정당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2심 판결 직후 조덕제 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실명까지 공개하며 여러 인터뷰를 했고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습니다. 검찰 역시, 조 씨가 집행유예를 받은 데 대해상고하면서, 최종적인 유·무죄는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습니다.

며칠 전 한 연예 매체는 문제의 장면이 촬영됐던 현장의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재판에 제출됐던 자료고 감독이 촬영 직전에 조덕제 씨에게 연기를 지시하는 과정과 두 사람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게 된 그런 과정들이 담겨 있는 영상입니다.

거친 연기를 지시하는 감독의 말이 확인되면서 조 씨에 대한 동정론이 일부 확산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피해자의 사진이 등장하고 영화의 극 중 배역도 노출되는 등 여배우의 신원이 알려지고 피해 사실이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되면서 여배우 측은 명예 훼손과 2차 가해를 당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 자막 글씨가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저렇게 하라고 했다 감독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잠시 뒤에 그 이야기는 나누어 보도록 하고.

양측의 입장을 하나씩 들어보도록 하죠. 먼저 여배우 A 씨의 입장 먼저 들어볼까요. 지난 화요일날 기자회견에 나올까라는 관심도 있었는데 결국 직접 얘기하기는 어렵겠죠. 나타나지 않았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일까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부담감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고 본인이 직접 쓴 편지글로 대신 심경을 전달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또 죽을 만큼 힘든 적도 있었다, 이렇게 재판 과정에서 착잡했던 심정을 전달했습니다.

우선 자신에 대해서는 15년 차 경력을 가진 베테랑 연기자로, 연기와 현실을 혼동할 만큼 미숙하지 않고, 상대 배우를 무고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외부 평가에 민감한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업계에서 매장당할 위험도 알고 있어 고민했지만 남자 배우가 원래 입장을 바꿔 하차 의사를 번복하고 주변에서도 조용히 해라, 입을 열지 마라, 영화를 위해서 침묵해라 이런 강요를 당하면서 이런 성폭력 기록이 담긴 영상이 영화로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막아야겠다, 이런 생각에 어렵지만 신고를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의 일이 단순한 흥미라든가 이렇게 끝날 게 아니라 영화계 내에서 그동안 공공연하게 관행으로 포장됐던 여러 폭력적인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거죠. 왜 그 당시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까. 편지글로 유추를 해 보면 여배우는 자신도 여러 상황이나 어떤 급박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베테랑이고 프로라고 생각을 했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처하다 보니까 순간적으로 패닉에 빠졌었다.

그래서 왜 일반적인 성폭력 피해자들이 그런 대응을 하지 못했는지 본인도 궁금해했는데 본인이 직접 겪어보니 알 수 있었다.

[앵커]
그리고 또 거기서 왜 이래요 그러면 촬영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배우 입장에서는 일단은 참고 촬영은 끝내자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기자]
그럴 수 있죠. 지금 예를 들어서 설명드리면 저희가 이렇게 생방송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들어와서 본의 아닌 게 신체 접촉을 한다고 했을 때 바로 의견을 제시하기는 사실 방송이나 이런 것들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잖아요.

그 배우의 설명도 그렇습니다. 많은 스태프들이 있는 상황이고 본인도 당황했고 촬영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일단 촬영은 진행을 했고. 그 장면이 끝나자마자 감독에게 본인의 의사를 전달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또 궁금한 것이 그러면 노출이 있는 영화인데 본인이 알고 출연하지 않았느냐. 왜 문제 제기를 하느냐 이런 의견들도 대중들이 제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본인은 15세 관람가의 멜로영화인 줄 알고 출연을 했고 해당 장면은 어떤 폭력적인 장면이 상징적으로 처리되는 그런 장면인 줄 알고 출연을 했다. 또 이에 대해서는 소속사 관계자도 영화 관계자들과 나누었던 대화가 담긴 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주장을 뒷받침할 촬영 당시의 상황이 있습니까?

[기자]
또 보통 노출이라든가. 배우의 주장에 따르면 노출이라든가 성적 접촉이 이루어지는 장면을 찍을 때는 보통 영화계의 은어로는 공사라고 하는데 직접적으로 몸이 닿지 않도록 몸을 보호하는 어떤 장치들을 하고 영화를 촬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그런 준비 작업이 전혀 없었고 또 메이킹 영상, 아까도 서두에 말씀드렸지만 메이킹 영상이 촬영되고 있었거든요. 보통 노출 장면이 있을 때는 메이킹을 촬영하지 않습니다.

이게 메이킹 장면이 촬영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수준의 노출이 사전에 합의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런 것이 여배우 측의 주장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에서 15세 관람가 영화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라는 생각을 하고 촬영을 했는데 남자 배우가 갑자기 미친 X처럼 감독은 옆에서 얘기하고 이게 뭐지라고 순식간에 당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조덕제 씨도 본인의 입장을 강력하게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덕제 씨는 유죄 판결이 난 직후부터 줄곧 억울하다, 나는 결백하다라는 심경을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본인이 20년간 배우의 길을 걸어왔는데 공든 탑이 무너졌다 이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수십 명의 스태프가 두 눈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성추행을 저지를 수 있겠느냐. 이럴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느냐라고 반문을 했는데요.

문제의 장면이 촬영됐던 날은 첫 촬영이었고 첫 장면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오버할 이유가 없었고 감독의 말을 충실히 따랐을 뿐이라고 당시를 돌아보면서 설명을 했습니다.

또 상대 여배우는 주연배우이고 자신은 조연이고 이런 상황에서 영화를 위해 언짢은 게 있다면 풀고 가라 이런 취지로 얘기를 전한 것 뿐인데 마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것처럼 받아들여졌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본인은 분명히 옷을 찢는 콘티를 전달을 받았고 감독이 미친 사람처럼 연기하라는 지시와 함께 특히 일부 신체접촉까지 직접 지시했다며 억울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 스태프들도 조 씨의 주장을 일부 뒷받침합니다.

성추행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서 재판에서도 조 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사실 의견이 조금 엇갈립니다.

당시 좁은 현관에서 촬영이 됐는데 거울이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태프들이 비치기 때문에 현장에서 감독이 스태프들을 최소화시켰다고 해요. 한 3명 정도만 남아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정확히 현장을 목격한 스태프는 없기 때문에 조덕제 씨의 말이 진실인지, 여배우의 말이 진실인지 스태프들의 증언만으로는 가리기 어려운 점이 조금 있습니다.

이처럼 억울하다는 조 씨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오죽 답답했으면 인터뷰를 통해서 얼굴과 이름을 스스로 공개했을까.

[앵커]
본인도 배우인데.

[기자]
또 당시 첫 촬영이었고 감독과도 첫 대면, 여배우와도 일면식이 없었기 때문에. 만약에 친한 사이였다면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얘기도 할 수 있겠지만 첫 장면에 첫 촬영이었기 때문에 그런 장면이 조금 이뤄질 수 없었던 상황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은 억울하게 성추행범의 오명을 뒤집어 썼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영화촬영 장면에서 액션 장면이나 노출 장면을 찍을 때는 서로 합을 맞춘다고 꼼꼼히 다치거나 혹은 이런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미리 표현 정도를 알리지 않은 점은 조 씨에게도 문제가 있다라는 반론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지만 조 씨는 분명히 본인은 합의된 상태에서 촬영을 진행했고 시나리오와 콘티 같은 증거자료도 다 가지고 있다면서 남은 대법원 재판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촬영장, 아까 메이킹 영상이라는 것은 촬영장을 또 찍는 화면이 있는 거죠. 영화에 공개되는 장면이 아니라 그 촬영 현장까지 같이 볼 수 있는 걸 메이킹 필름이라고 하는 겁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게 공개가 됐을 때 감독은 그러면 그때 뭐 하고 있었느냐, 이런 얘기들도 나올 것 같아요.

[기자]
당연히 이렇게 메이킹필름 영상과 관련된 보도가 나오면서 감독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덕제 씨도 인터뷰를 통해서 감독이 이 문제에 직접 나서지 않는 점을 섭섭하다, 이렇게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일각에서는 감독이 연기 지시를 했으니까 감독에게 문제를 제기해야 하지 않냐. 이렇게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배우 측은 성추행 당사자는 명백히 조덕제 씨이기 때문에 배우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향후에 감독이나 제작사에 대한 문제, 또 여러 가지 이것들을 둘러싼 문제를 따로 법적으로 제기하는 문제 등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는데요.

또 감독이 연기를 지시했다고 해서 그에 따른 것이 면죄부는 될 수 없다는 것이 여배우 측의 주장입니다. 만약에 심각하게 때려라 그 지시를 받았다고. 때리라고 해서 심각하게 때리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게 배우의 얘기와도 맥이 통하는데요.

영화감독의 해명이 필요한 부분은 있기는 합니다. 감독도 조 씨가 해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관련 내용은 쭉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알려지면 사실 사람들이 궁금한 게 아니, 무슨 일을 당했대? 성추행이라고 어떻게까지 당했는데? 이걸 알고 싶은 게 사람 심리란 말이에요.

이걸 알면 그거 문제 제기한 여배우는 정말 힘들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문제가 제기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도에 따른 2차 피해, 2차 가해 문제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희도 계속 고민스러운 부분인데요.

대중들의 관심은 말씀하신 것처럼 배우가 누구인지 또 당시의 상황이 어땠기에 이런 문제가 제기됐을까 하는 데 쏠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알 권리와 성폭행 관련. 두 가지 측면이 충돌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만약에 대중들의 궁금한 부분을 모두 풀기 위해서 자세히 설명하게 되면 그 당시를 상세히 묘사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성폭력 보도 준칙에 어긋납니다.

상대적으로 조덕제 씨는 본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고 여배우는 여러 가지 문제들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하면서.

[앵커]
인터뷰도 지금 못 하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죠. 그래서 가해자의 말이 주목되는 상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문제가 됐던 연예매체의 메이킹 필름 보도 같은 경우에는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앵커]
그 상황을 그냥 인터넷을 통해서 그냥 보도를 했던 건 그것은 불법이죠.

[기자]
어제 이에 대한 긴급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기자]
문제의 메이킹 영상은 재판 증거로도 쓰였는데 법원에서도 비공개로 심의가 진행됐습니다. 여배우의 이름조차 가명으로 처리된 상태로 재판이 진행됐었는데요.

이를 마음대로 보도하고 언론들이 받아 쓰면서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되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여배우 측에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이 사건이 영화계 전체에 던져주는 숙제도 많죠? 지금 이런 부분을 계속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사건 영화계도 크게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가십이라든가 흥밋거리로 전락해서 일회성으로 지적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영화계의 중론입니다.

아직 재판 결과가 남아 있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마는 이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든지 간에 앞으로 향후 유사한 사례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두 배우 개인적으로는 좀 불행한 일이겠지만 영화계 내부에 이런 비슷한 문제들. 곽현아 씨 사건도 있고, 김기덕 감독 영화의 촬영장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는데요. 이런 것들을 앞으로 진행되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 준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문화부 윤현숙 기자와 함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촬영장 성추행 문제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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