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 없고 영화제에 있는 '여성'

극장에 없고 영화제에 있는 '여성'

2017.10.14. 오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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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제의 매력이라면, 천편일률적인 상업 영화와 달리 독특한 매력이 담긴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건데요,

올해 부산영화제에는 극장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여성 감독과 여배우들의 약진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준비됐습니다.

윤현숙 기자입니다.

[기자]
해운대 백사장의 야외무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여배우의 진솔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정재은 감독의 신작 '나비잠'에 출연한 '러브레터'의 주인공 나카야마 미호와 '여배우는 오늘도'를 연출한 문소리 씨입니다.

두 배우는 중년 여배우의 설 자리가 좁은 양국 영화계의 현실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영화의 꽃보다는 뿌리로, 여배우보다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문소리 / 배우 : 더 다양한 색깔의 여배우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여배우들에게 남아있는 것 같아요.]

[나카야마 미호 / 배우 : 여성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영화가 더 많아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깊이를 더해가는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올해 부산영화제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여성입니다.

영화제 사상 최초로 여성감독의 영화가 시작과 끝을 장식합니다.

신수원 감독의 개막작 '유리정원'에 이어 폐막작 '상애상친'은 대만 출신 실비아 창 감독이 주연까지 맡아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일본 중견 감독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칸 영화제 진출작 멜로영화 '빛나는'을, 배우 겸 감독 방은진도 두 배우의 위험한 스캔들을 다룬 '메소드'로 강렬한 인상을 전달합니다.

[방은진 / 영화 '메소드' 감독 : 영화 '메소드'는 사실 배우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한 방법을 여러분이 보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특한 시선으로 스크린을 수놓은 아시아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상을 영화 팬들도 반깁니다.

[배지혜 / 울산시 호계동 : 여성 감독의 작품이라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섬세한 부분이 있는 것 같고 앞으로 영화제를 통해서든 다른 계기든 여성감독의 작품이 많이 공개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남성 위주에 여성혐오 논란까지 제기되는 한국 영화계의 척박한 현실을 무색하게 하는 여성 영화인들의 잠재력이 담긴 다양한 작품이 부산영화제에서 관객을 기다립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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