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새 발견...디자인과 디지털

한글의 새 발견...디자인과 디지털

2017.10.09.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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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70여 년 전 제작된 한글은 쉽게 익히고 쓸 수 있는 우수한 문자인데요.

최근 들어서는 유려한 모양새와 디지털에 적합한 특징이 부각하면서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정혜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직장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손글씨, 캘리그라피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먹과 붓을 이용해 글자가 표현하는 뜻이 담긴 파격적인 형태를 써 내려갑니다.

글자가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수세미나 면봉, 풀뿌리와 같은 재료가 활용되기도 합니다.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겨울나무의 메마르고 거친 느낌으로 살아나는 글자는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감정을 지닌 예술의 영역이 됩니다.

[이상현 / 캘리그라피 디자이너 : (한글이) 전 세계의 문자 중에 유일하게 받침이 존재하는 문자더라고요. 획이 많고 적고 받침이 있어서 들쭉날쭉하던 그 문자가 더 큰 자랑거리에요. 그게 바로 감성이더라고요.]

한글은 디자이너와 예술가 외에 공학자에게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소리글자로서 한글의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글자체계가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에서 높은 적합성을 보이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선 한자나 일어는 먼저 영문으로 입력한 뒤 자국의 문자로 변환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문자를 빌리지 않고 직접 입력하면 되는 데다, 자음과 모음이 나뉘어 배치되고 대문자와 소문자의 구별도 없어 자판이 간결하고 입력이 쉽습니다.

작은 크기의 자판을 지닌 휴대전화에서도 ㄱ과 ㅋ을 하나의 키에서 해결하거나, 모음 세 개만으로 모든 모음을 만들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김국 / 서경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 당시에 이러한 컴퓨터 시대를 예상하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한글은 결과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우리 민족의 자랑 한글.

문자를 넘어 새로운 감성적 디자인의 매개체와 디지털 시대, 가장 적합한 소통 도구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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