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이가 댕댕이?...야민정음 "한글 파괴" vs "언어 유희"

멍멍이가 댕댕이?...야민정음 "한글 파괴" vs "언어 유희"

2017.10.09.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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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커여워' '머박'.

이 말들이 무슨 말인지 혹시 아시는지요?

멍멍이, 귀여워, 대박을 비슷한 글자로 바꿔 적은 겁니다.

이런 표현을 '야민정음'이라고 한다는데 신조어와는 또 다른 한글 파괴 논란과 우려 속에 이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먼저 대표적인 사례들부터 보실까요?

대통령은 머통령, 대전광역시는 머전팡역시라고 합니다.

ㄷ과 ㅐ 모음을 바짝 붙여 놓고 보면 ㅁ과 ㅓ 모음처럼 보이기도 해 '머'자로 바꿔 쓰는 겁니다.

광역시의 '광'자도 이런 식으로 붙이고 떼고 하면 ㅍ자로 보여 팡역시로 쓴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은 이렇게 바뀝니다.

'왕' 자의 경우 ㅇ 밑 ㅗ 모음과 ㅇ을 ㅎ으로 바꾼 겁니다.

이렇게 야민정음은 별다른 규칙 없이 눈에 보이는 글자를 모양만 비슷하면 다양하게 바꿔 사용합니다.

그럼 한글만 바꾸는 걸까요?

표를 한 번 보시죠.

긴 장(長)자의 경우 ㅌ에 ㅡ 모음, ㄴ과 ㅈ이 합쳐진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이 형태에 '대'자를 붙이면 '대'자도 '머'자로 바뀌어 이런 형태가 됩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매울 신(辛)자는 '푸'가 되고 날 일(日)자는 '티'가 됩니다.

'야민정음은 3∼4년 전 야구갤러리에서 이런 식의 언어유희가 시작돼 야구갤러리와 훈민정음을 합성한 '야민정음'으로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10대에서 2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SNS 등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용자가 늘면서 야민정음의 일부 단어는 통·번역 서비스도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구글 번역기에 '머통령'을 입력하면 '대통령'을 뜻하는 'President'로 번역이 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저속한 단어를 표현하는 데 자주 쓰이는 등 우려스러운 점들이 분명히 있지만 도가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보면 언어적 유희, 또는 창의력 발현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과 언어라는 사회적 약속을 깨는 것이다, 우리말의 정체성을 훼손시킨다는 시각이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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