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시대 새긴' 원로 감독...그가 바라본 '블랙리스트'

'스크린에 시대 새긴' 원로 감독...그가 바라본 '블랙리스트'

2017.09.20. 오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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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등 문제작을 통해 시대의 단면을 스크린에 새겼던 원로영화 감독 이원세 씨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창작열을 꺾는 검열의 고통 속에 30여 년 전 카메라를 놓았던 그는 '블랙리스트'로 고통을 겪는 영화계 후배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윤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무분별한 산업화로 삶의 터전에서 밀려난 난쟁이 가족.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시대의 그늘을 조명한 이 영화는 시나리오를 무려 8번이나 고쳐 써야 했습니다.

이태원의 한 자매를 통해 허황된 아메리칸 드림에 경종을 울린 영화 '여왕벌'은

반미 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이유로 제작진이 정보기관에 불려다녔습니다.

1970~80년대 이원세 감독은 사회성 짙은 영화를 잇따라 연출한 탓에 말 못할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원세 / 감독 : 아무리 영화인들이 열정을 가지고 힘 가지고 하더라도 그 높은 벽을 뚫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좌절도 하고, 영화 속에 담아 저항도 하고...]

국가 검열에 창작의 날개가 꺾인 채 1985년 '여왕벌'을 끝으로 영화계를 떠났던 감독.

선배 세대에 이어 후배들도 '블랙리스트'로 고초를 겪는 되풀이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원세 / 감독 : 안타깝죠. 왜냐면 문화라는 것은 국민이 살아가는 힘의 원천인데, 문화 내지 예술활동의 사람의 목을 조른다는 것은…]

회고전에는 이원세 감독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대표작들이 엄선돼 선보입니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특별수사 본부' 시리즈 등 장르 불문 흥행감독으로 활약했던 시기 작품부터 이장호, 하길종 등 동료감독과 함께 청년영화 운동을 했던 시기의 실험적 작품까지 두루 볼 수 있습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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