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영화로 되새기는 아픔

"잊지 않겠습니다"...영화로 되새기는 아픔

2017.09.15. 오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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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 위안부 할머니들의 끝나지 않은 아픔을 다룬 영화가 잇따라 개봉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정권에서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영화계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년간 민원 8천 건을 퍼부은 구청 '블랙리스트' 1호 할머니 옥분.

원칙주의자 신입 9급 공무원 민재와 사사건건 부딪힙니다.

뛰어난 민재의 영어 실력에 옥분이 과외수업을 애걸하면서 갑을관계가 뒤바뀝니다.

괴팍한 할머니와 고지식한 공무원의 신경전과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다룬 휴먼 코미디 같았던 영화는 옥분의 숨겨진 사연이 드러나며 반전을 선사합니다.

일본군 성 노예, 위안부 피해자 옥분이 평생 숨겨왔던 아픈 과거사를 용기 내 밝히는 과정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2007년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 채택을 이끈 이용수, 고 김군자 할머니의 청문회 증언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김현석 /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감독 : 관객이나 영화를 만드는 우리를 포함해서 피해자 할머니의 아픔에 대해서 방관까지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우리를 돌아보게 되는...]

후일담처럼 할머니들의 아픔을 에둘러 다뤘다면, 정공법으로 당시의 아픔을 직시한 영화도 개봉했습니다.

지난해 35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기적 같은 흥행을 일궜던 영화 '귀향'의 후속작입니다.

소녀들의 고초를 직접 묘사했던 장면은 덜어내고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육성 증언을 넣어 '영화로 보는 증언집' 같습니다.

전 세계 '귀향' 상영회에서 쏟아진 관객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자, 계속해서 이 문제를 알려야겠다는 감독의 뜻이 담긴 작품입니다.

[조정래 /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감독 : (할머니들은) 평균 나이가 91세로 연로하셔서 이제는 증언회나 많은 분을 만나기가 굉장히 버겁고 힘든 현실입니다. 증언회를 대신하는 영화가 너무 간절했고 또, 수많은 푸른 눈의 외국인들에게 답하기 위해서….]

'귀향'의 성공에 영향을 받아 중국 내 위안부 피해 생존자 22명의 이야기를 다룬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도 중국에서 예상 밖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정래 /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감독 : 많은 국민이 성원해서 만든 영화가 흥행하는 것을 보고 (중국 감독도) 너무나 감동받고 힘을 얻었다고…. '22'라는 영화도 꼭 한국에서 개봉됐으면 좋겠습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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