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로' 떠나버린 그대, 조동진 별세

'나뭇잎 사이로' 떠나버린 그대, 조동진 별세

2017.08.28.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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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듣고 계신 이 곡, 귀에 익숙하신 분들 많으시죠.

고즈넉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한국 포크계의 큰 별, 조동진 씨의 '나뭇잎 사이로'라는 곡입니다.

방광암으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조동진 씨가 오늘 새벽 향년 70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투병 중에도 고인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습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공연 티켓이 매진됐다는 소식에 그는 매우 기뻐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요.

결국, 다음 달 공연은 그를 기리는 후배들의 헌정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그가 음악을 내려놓지 않고 작업에 몰두한 데에는 '아내와의 약속'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2014년 세상을 먼저 떠난 조 씨의 아내가 '다시 앨범을 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투병 중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는 겁니다.

결국, 지난해 11월 20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다음 달 15일 꿈에 그리던 공연을 앞두고 있었지만 공연은 그의 마지막 꿈으로만 남게 됐습니다.

1966년, 미군 부대 밴드를 시작으로 1979년에 정식 데뷔한 고인은 한국 포크계를 이끈 한국음악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밥 딜런'이라 별명을 얻을 정도로 한편의 서정시처럼 느껴지는 가사에 대중은 크게 호응했습니다.

그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제작사, '동아 기획'의 수장으로 '음악 사단'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들국화, 김현철, 봄여름가을겨울, 시인과 촌장 등의 음악이 '동아 기획'에서 탄생했습니다.

별세 소식을 접한 누리꾼뿐만 아니라 그의 영향을 받은 후배 가수들도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처음 듣던 순간의 전율이 기억납니다, 당신의 노래로 젊은 날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고,

가수 윤종신 씨도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는 진심 어린 말을 남겼습니다.

지금 흐르는 이 곳은 조동진이라는 가수가 세상에서 빛을 보게 만든 명곡, 바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울고 있나요, 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

한 시대를 풍미한 포크의 거장과 동시대를 산 팬들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다독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가사가, 조동진 씨의 음악을 사랑하고 그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는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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